모바일 늘고 ATM 줄고…'현금 쓰는' 고령자·저소득층 어쩌나

by김경은 기자
2019.03.26 16:18:10

한국은행 2018년 지급결제동향 발간
고령층 모바일 금융 소외현상 여전
저소득층일수록 현금이용 비중 높아..배치 효율성 높여야
10만명당 276.3대로 조사 대상 173개국 중 최다

(그래픽=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김경은 김정현 기자] 모바일 뱅킹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30대의 90%는 모바일 뱅킹을 이용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금융 이용이 대중화했다는 평가다. 반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건수는 줄면서 은행들은 ATM기를 철수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현금 이용 비중이 높은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금융서비스 소외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2018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3개월 내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경험이 있는 응답자 비율은 전체 조사대상의 63.5%였다.

모바일 금융서비스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잔액조회, 계좌이체 등을 이용하는 모바일 뱅킹과 온·오프라인 상점에서 상품구매대금을 지급하는 모바일 지급서비스로 나뉜다.

모바일 뱅킹과 모바일 지급 서비스 이용경험은 전년 대비 각각 11.9%, 18.8% 증가한 57.9%, 44.9%로 나타났다. 모바일뱅킹은 50대(33.5%→51.8%), 모바일지급서비스는 30대(50.6%→78.2%)를 중심으로 이용경험이 크게 늘었다.

모바일 뱅킹 이용은 30대가 89.3%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79.6%), 40대(76.9%), 50대(51.8%), 60대 이상(13.1%) 순이다.

특히 모바일 지급서비스 이용은 20대와 30대가 각각 80.8%(+27.2%포인트), 78.2%(+27.6%포인트)로 크게 늘었다. 40대 54.0%(+26.0%포인트)와 50대 26.2%(+17.7%포인트)다. 반면 60대이상 고령층은 6.7%에 그쳤다. 60대 이용률은 전년(2.1%)보다 4.6%포인트 늘어났지만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모바일 금융서비스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고령층이 이에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서비스의 모바일화에 대한 고령층의 접근성이 제한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금융서비스가 늘어난 반면 ATM을 이용한 계좌이체 및 현금인출 건수는 2015년 7억건에서 2017년 6억5000만건으로 감소했다.

ATM기 이용이 줄자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자체 운용하는 ATM기를 철수하고 있다. 국내에 설치된 ATM 대수는 2017년말 현재 12만1492대로 2013년말(12만4236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급수단 중 현금사용이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이용률이 낮은 지역 위주로 철수되고 있어서 금융서비스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급수단 월평균 이용 건수를 보면 가장 많은 지급수단은 현금(12.3건)으로, 최근 6개월간 현금을 지급수단으로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99.3%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신용카드 등 여타 지급수단에 비해 현금 이용 빈도가 높아 ATM 이용 필요성도 더 높다”며 “금융회사와 밴사간 협의로 ATM 배치 효율성을 제고해 사각지대 발생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IMF(국제통화기금)의 조사 결과 인구 10만명당 ATM 보급률은 276.3대로 조사 대상 173개국 중 가장 많았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