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항공株, '주르륵'…3분기 반등할까

by이후섭 기자
2018.07.05 17:27:10

유가급등 따른 2분기 실적부진 우려에 하락세 지속
3분기 실적개선…"성수기 여객수요에 유류할증 부담 상쇄"
주가반등 계기 마련 기대…"저점매수 기회로 활용"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유가 급등에 발목 잡힌 항공주(株)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실적 우려가 부각된 데다 오너리스크, 기내식 사태 등 연일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3분기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유류비 부담이 완화되며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주가는 지난달 이후 각각 13%, 17% 하락했다. 티웨이홀딩스(004870)는 31% 넘게 떨어졌으며 진에어(272450)와 제주항공(089590)도 20%가량 빠졌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2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 압박 속에 국제유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5달러 선을 넘기기도 했다. 더불어 원·달러 환율도 1120원을 넘나들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의 2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월 황금연휴에 대한 기저효과 부담을 과소평가한 상황에서 2분기 평균 항공유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44% 상승했다”며 “비수기 계절성에 비춰 유류할증료 부과에 대한 가격저항이 커 1분기만큼 비용전가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분기 실적 자체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예상치에 비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이 시장에 충격을 더 크게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끊이지 않는 오너리스크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대한항공은 횡령·배임 혐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이슈가 연일 터지고 있고, 기내식 대란에 휩싸인 아시아나항공도 경영진 갑질 등이 불거지면서 항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잔뜩 위축됐다. 항공 운항 면허 취소 위기에 몰린 진에어도 국토교통부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항공주 주가를 억누르고 있는 실적 부진 우려가 3분기부터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 상승에도 성수기 꾸준한 여객 수요가 이어지면서 비용 부담을 상쇄시켜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지난해는 추석 연휴가 10월에 있었으나 올해는 9월에 포함돼 명절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고운 연구원은 “유류할증료 부과로 고객 입장에서 운임을 더 내야 하는데 아무래도 성수기에는 여객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2분기에도 국제선 여객 수요 자체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국제선 여객은 전년동월대비 18% 이상 증가한 689만명을 기록했으며 5월 국제선 여객도 17.8% 늘어난 686만명으로 집계됐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3분기에는 중국 노선과 북핵 이슈로 미주 노선도 타격이 컸으나 올해는 중국과 미주 노선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망가졌던 노선들이 3분기 성수기에 회복 효과가 제대로 나올 것으로 예상돼 이익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항공사들의 3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주가 반등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민진 연구원은 “항공사들의 주가가 많이 빠진 상황이라 저평가 매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시장에서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오너리스크 등의 악재도 본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하에 주가 흐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진에어는 5거래일 만에 5% 넘게 반등했으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