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연, 현송월 "南 레퍼토리 많이 해달라" 제안해
by장병호 기자
2018.04.02 16:31:29
우리 예술단 평양공연 에피소드 공개
선곡 과정서 "南 레퍼토리 많이하라" 요구
3일 공연 삼지연관현악단과 합동 무대 준비
|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출연 가수들이 함께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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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평양공연공동취재단]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선곡 과정에서 북측이 “남쪽 레파토리를 많이 하라”는 제안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1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북에서 적극적으로 관심 갖고 배려하는 첫 번째가 자신들의 공연시간을 합동 공연시간에 줄인 것”이라며 “남쪽 레퍼토리를 많이 하라고 제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곡은 우리 측 공연 음악감독인 가수 겸 작곡가 윤상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함께 하고 있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현송월 단장이 남측에서 편곡한 것과 북측에서 편곡한 것이 부딪히면 1일 공연을 남측 공연을 보고 선택하게 해달라고 했다”며 “(3일 남북 합동공연 선곡은) 내일 오전이 돼야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 예술단의 두 번째 평양 공연은 남북 합동공연 형태로 진행된다. 지난 2월 초 강릉과 서울을 찾았던 삼지연관현악단과 함께 공연한다. 정부지원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송월 단장은 “우리 겨레의 심장 뜨겁게 요동칠 수 있도록” 하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장에서 남북 연출진이 굉장히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삼지연관현악단 전부가 올라오는 건지 일부만 올라오는 건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연 마지막 곡도 1일 공연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조용필의 무대가 마지막이 될 수는 있겠지만 남북이 같이 부르는 곡이 엔딩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연 가수들은 컨디션 난조에도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조용필은 긴장 때문에 목에 염증이 와 고열과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진행을 맡은 서현도 1일 오후 몸살이 와 의료진의 케어를 받았다. 이선희도 대상포진 후유증이 있음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싸이 외에 그룹 방탄소년단도 섭외 물망에 올랐으나 일정 문제로 참여하지 못했다. 정부지원단 관계자는 “남측 가수들에게 고마운 건 이번 공연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라며 “가수들이 자신들의 일정을 조성해서까지 참여해주려고 했다”며 “다들 부상투혼으로 열심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위해 지난달 31일 평양을 방문한 우리 예술단은 1일 ‘봄이 온다’를 제목으로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우리 측 단독공연으로 진행한 이날 공연장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참석해 공연을 관람했다. 우리 예술단은 오는 3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한 차례 더 공연한 뒤 밤 전세기를 통해 평양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