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사람은 산다’ 콧대 높은 명품 가격 줄인상
by한전진 기자
2025.01.07 18:43:28
구찌·디올·샤넬·에르메스·디올·펜디 잇따라
가방부터 주얼리 화장품 가격까지 줄인상
원자재 인상 외에도 희소성 유지 전략 분석
줄어드는 명품 매출…높은 콧대 '독' 될수도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고금리 고환율로 소비 침체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줄인상하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여전히 콧대를 세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구찌는 최근 가방을 포함해 일부 제품의 판매 가격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마틀라세 수퍼 미니백이 기존 189만원에서 222만원으로 17.5% 뛰었다.
같은날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 펜디도 바게트 미니백을 기존 313만원에서 334만원으로 6.71% 올렸다. 앞서 LVMH 계열의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도 지난 2일부로 일부 제품 가격을 10% 안팎 인상했다. 일부 제품은 최대 30%까지 상향 조정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도 대표 파인 주얼리 라인인 로즈드방 목걸이(핑크골드·다이아몬드·핑크 오팔)를 기존 37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8% 가격을 인상했다. 로즈드방 싱글 귀걸이(옐로우골드·다이아몬드·자개)는 기존 630만원에서 670만원으로 6% 인상됐다.
대표 명품 브랜중 하나인 샤넬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달 9일부터 가방, 지갑 등 가죽류 제품을 시작으로 주얼리까지 순차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샤넬 뷰티 역시 오는 2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샤넬 뷰티는 통상 매년 2월 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지난 3일 에르메스 역시 가방과 액세서리 제품을 중심으로 10%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에버 헤라클레스 웨딩링’ 제품이 기존 477만원에서 527만원으로 뛰었다. 스트랩 형태의 가방 제품인 ‘쁘띠 코스 백’을 기존 706만원에서 770만원으로 약 9% 올랐다.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원자재 상승과 환율 변동 외에도 희소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가격대를 형성해 소비자 소유 심리를 자극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런 콧대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소비 심리가 급격히 둔화된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면 매출 감소로 이어져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최근 감소세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1분기 10.1%에서 3분기 6.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역시 1분기 10%에서 3분기 5%로 떨어졌다. 현대백화점은 여전히 두자릿수 신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1분기 11.3%, 2분기 12.3%, 3분기 11.6%로 나타나 성장세가 꺾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