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씻어야” “씁쓸해”…첫 여야 상견례에도 기싸움 ‘팽팽’

by황병서 기자
2024.12.17 17:14:06

17일 여야 원내대표 모두 발언
박찬대 “내란수괴 尹 동조했던 국민의힘 국민 앞에 죄 씻어야”
권성동 “상견례 자리에서 정치 공세 일관하는 모습 씁쓸해”

[이데일리 황병서 김응열 기자]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가 17일 첫 회동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 대행의 취임 이후, 여야 원내대표 간의 상견례는 처음임에도 이례적으로 상대에게 날이 선 의견을 주고받으며 ‘기싸움’을 벌였다.

우원식 국회의장,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난 자리에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권 당 대표 권한 대행에게 “지금은 비상 시국”이라면서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인해서 경제, 외교, 안보, 국격이 망가졌고 특히 민생과 경제는 갈수록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 당 대표 권한 대행에게 △내란 사태 국조 특위 신속한 개시 △헌법 재판관 인사청문특위 구성 △ 국무위원들에게 불필요한 압박 금지 △국정협의체 참여 △민생경제 회복에 동참 등 5가지를 요구했다.

박 원내 대표는 권 당 대표 권한 대행 앞에서 “(내란 사태 국조 특위에 신속한 개시가)내란 수괴 윤석열 대통령에 동조했던 국민의힘이 조금이라도 국민 앞에 죄를 씻는 길”이라고 말하며 압박했다.



이에 권 당 대표 권한 대행은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대응했다. 그는 “오늘 제가 원내대표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원내대표를 뵙는 자리인데 상견례 자리에서 정치 공세를 일관하는 민주당 원내대표의 말 모습을 보면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응수했다. 이어 그는 “제가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후 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면담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면서 “오늘 국회 주재 여야 원내대표 응한 것을 보면 저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권 당 대표 권한 대행은 “대통령 권한 대행의 직무 범위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 때 고건 대행과 박근혜 대통령 때 황교안 권한대행의 전례를 따르면 놀라움도 없고 분쟁할 소지가 없다”면서도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민주당의 추미애 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이 모두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을 했는데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 된다는 논리가 어떻게 성립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여당이 정부 총리나 장관들과 당정 협의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압박이라고 호도하는 저의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우 의장은 12·3 비상 불법 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 수습을 위해 여야가 협치하자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일이나 국민의 뜻이 모인 결과인 만큼 이제 우리 국회는 이 상황을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시키는 데 온 힘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국정의 중심이 국회인것처럼 국회의 중심 역시 국민이어야 한다”면서 “민생을 가장 먼저 챙겨야 한다”고 강조헀다.

이를 위해 그는 “골목 경제 그리고 바닥 경제 현장에 가장 닿아 있는 것이 국회의원들인 만큼 국회가 더 크게 책임을 다 할 때이며 모두가 더 큰 각오로 민생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국회 추천 몫인 3인의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관련 일정과 비상계엄 국정조사 특위 구성 건에 대해서도 여야 간의 협의를 부탁 드린다”면서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을 지키는 국회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함께 나눕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