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큰 손 IMM PE, 코로나19 악재에 울상

by김무연 기자
2020.04.10 17:00:00

매각 추진 할리스, 코로나19 소비 심리 위축 우려
흑자 전환 에이블씨엔씨, 해외 사업 전망 먹구름
하나투어, 코로나19 직격탄… 면세점 사업 철수 조짐

할리스 커피 CI(사진=할리스)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 유수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손꼽히는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가 코로나19 직격탄에 울상짓고 있다.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진행해야 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부터 최근 투자를 진행한 하나투어까지 모두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받는 식품, 관광 업체인 탓이다. 이번 사태가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에 따른 것이니만큼 IMM PE의 근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할리스는 지난해 매출액 1649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약 5억원 가량 줄었지만 최근 꾸준히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할리스는 IMM PE가 조성한 펀드로 만든 ‘크라운 유한회사’가 지분을 93.05% 보유하고 있다.

IMM PE는 최근 할리스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할리스는 이미 2016년 원매자를 찾지 못한 바 있다. 국내 카페 프렌차이즈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내수 시장에 한정된 브랜드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을 꺼리면서 식음료(F&B) 사업 전망이 악화되면서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미샤 이라크 1호점 매장(사진=에이블씨엔씨)
IMM PE가 실적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에이블씨엔씨의 전망도 밝지 않다. 미샤, 어퓨 등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017년 IMM PE가 인수했다. IMM PE 인수 후 에이블씨엔씨는 매장 정리 및 해외 사업 개척 등의 사업을 추진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끝에 지난 2018년 약 1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과 멀티 브랜드 편집숍 ‘눙크’의 성공, ‘M쿠션’의 일본 진출 성공 등으로 지난해 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한국은 물론 에이블씨엔씨의 주요 진출국인 일본, 중국의 경기도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 올해 호실적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위치한 SM면세점(사진=연합뉴스)
가장 큰 고민거리는 하나투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일본 여행 침체로 경영난에 빠지면서 IMM PE로부터 자금을 수혈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IMM PE는 지난 2월 1289억원 유상증자 형태로 지분 16.7%를 사들이며 하나투어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내국인의 해외 여행 자체가 ‘올스톱’ 되면서 하나투어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했다. 여기에 진행 중인 면세사업까지 흔들리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결국 하나투어 자회사 SM면세점은 인천공항T1 입찰을 포기했고 이어 시내면세점 특허권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하나투어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간결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도, 면세점도, 일본법인도 손실 측정이 무의미할만큼 매출이 바닥난 상황”이라며 “잠재 부실을 다 털어버리는 빅배스 시행, 면세점을 비롯한 비주력 부실사업의 과감한 정리 등의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