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3`에 싸늘해진 월가…급제동 걸린 테슬라

by김형욱 기자
2017.02.28 15:54:55

골드만삭스 `매도` 의견에 주가 하루새 5%↓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김형욱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던 테슬라 주가에 급제동이 걸렸다. 미국 월가의 혹평에 투자심리가 갑자기 얼어붙고 말았다.

미국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2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테슬라 주식 투자의견을 종전 `중립`에서 `매도`로 떨어뜨렸다. 현 주가수준에서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는 건 위험하니 내다 팔라는 뜻.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의 첫 보급형 전기차 모델인 `모델3` 출시가 늦어지면서 내년도 판매량이 시장 기대를 밑돌리라고 전망했다.

페이팔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 2003년 설립한 테슬라는 2013년 고성능 전기차 `모델S` 출시로 전기차 신드롬을 일으켰다. 누구도 상업화에 성공하지 못했던 전기차업계 구세주가 됐다. 특히 올 연말 출시 예정인 `모델3`는 가격이 일반 고급 중형차 수준인 3만5000달러(약 4000만원)에 책정되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완충 땐 최장 354㎞를 갈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디자인도 공개하지 않은 채 전세계에서 30만여대가 계약됐다.



문제는 일정이다. 자동차 양산 경험이 전혀 없는 테슬라가 예정대로 올 연말 `모델3`를 판매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일정은 물론 양산 준비과정에서의 자금 압박, 품질문제 우려도 있다. 골드만삭스도 이 부분을 지적한 것. 고공 행진하던 테슬라 주가는 리포트가 나온 이날 하루 장중 5% 넘게 빠졌고 결국 4.19% 하락 마감했다. 골드만삭스 데이빗 템버리노 애널리스트는 이날 테슬라 주가의 6개월 후 목표치를 주당 190달러에서 185달러로 더 낮췄다. 현재 246.23달러보다 60달러 이상 낮은 가격이다. 그는 “모델3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현금 고갈이 더 빨라지면 올해 내내 테슬라 주가는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에만 최대 1.5배까지 올랐던 주가에는 이미 `모델3`의 성공적 출시계획이 반영돼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과잉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테슬라는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4분기 실적발표 때 주주에게 편지를 보내 “모델3 생산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7월부터 초기 물량을 생산하고 4분기 중 어느 시점부터는 일주일에 5000대씩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최종 목표는 연 50만대 양산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독일 그로만 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한 달 후에는 미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 확장 승인 절차도 마쳤다. 테슬라는 현재 49만㎡인 공장을 두 배인 92만㎡까지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초 모델S·모델X 2종을 생산하는 이곳 가동을 일주일 동안 중단하기도 했다.

테슬라 최근 1년 주가 현황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