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타바이오, AACR서 ‘머크 끌어낸 데이터’ 공개…APX-343A 주목
by나은경 기자
2026.04.23 10:29:0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압타바이오(293780)가 미국 암연구학회(AACR)에서 종양 미세환경을 겨냥한 차세대 기전 데이터를 공개한다. 특히 고형암 면역항암제 후보 ‘APX-343A’는 동물실험 단계에서 글로벌 빅파마 머크(MSD)의 협력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압타바이오는 오는 17~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AACR에서 혈액암 치료제 ‘Apta-16’과 고형암 대상 면역항암제 ‘APX-343A’ 포스터를 발표한다. 이번 학회에 참석한 엄지현 압타바이오 수석연구원은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에는 기전과 일부 효과를 중심으로 공개했다면, 이번에는 실제 종양 조직에서 면역환경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와 임상 1상 설계까지 처음 공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 | 17~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AACR에서 압타바이오가 Apta-16 포스터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압타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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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파이프라인인 Apta-16은 기존 치료제의 ‘전달 한계’를 겨냥한 접근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에서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사이타라빈은 오랜 기간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았지만, 내성과 낮은 선택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압타바이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압타머 기반 약물전달 플랫폼 ‘압타DC’(AptaDC)를 적용했다. 압타머는 DNA·RNA 기반 물질로 항체 대신 표적을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항체 기반의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달리 화학합성 방식으로 제조가 가능해 생산성과 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엄 연구원은 “기존 사이타라빈이 듣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약물이 세포 안으로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Apta-16은 뉴클레올린을 통해 약물을 세포 내부로 전달함으로써 내성 문제를 우회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번 AACR에서는 이러한 기전을 뒷받침하는 내성 극복 데이터가 추가로 공개된다. 압타바이오는 뉴클레올린(NCL)이 항암제 내성과 관련된 단백질인 MCL-1 발현을 조절하는 상위 인자로 작용한다는 점을 규명하고, Apta-16이 이 축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결과를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베네토클락스 등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내성 모델에서도 Apta-16 단독 투여만으로 항암 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이 강조된다. 이는 단순히 기존 치료제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내성 환자군에서도 독립적인 치료 옵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이터라는 평가다.
압타머 기반 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돼 온 체내 안정성 문제 역시 구조 설계를 통해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핵산 기반 약물은 분해가 빠르다는 약점이 있지만, 특수 구조를 적용해 혈장 안정성을 개선했고 인비보에서도 충분한 효능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Apta-16은 과거 삼진제약에 기술이전된 파이프라인이지만, 현재는 압타바이오가 개발 주도권을 다시 확보해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차세대 ADC 기술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진 만큼, 조기 성과 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 | 17~2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AACR에서 공개된 포스터 내용 중 일부. APX-343A가 NOX 저해를 통해 CAF가 형성된 종양미세환경(TME)을 정상화하고, 면역세포 침투를 회복시킨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압타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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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암 파이프라인 APX-343A는 암세포가 아닌 ‘종양환경’을 타깃으로 한다. 활성산소 생성 효소인 녹스(NOX, NADPH oxidase) 1·2·4를 동시에 억제해 종양 미세환경을 변화시키는 기전이다.
NOX는 활성산소를 생성해 조직 섬유화와 면역억제 환경을 유도하는데, 이 과정에서 암연관섬유아세포(CAF)가 핵심 역할을 한다. CAF는 종양을 딱딱하게 만들어 약물 침투를 막고 면역세포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 연구원은 “최근 3~4년 사이 CAF가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 내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는 많지 않다”며 “압타바이오는 CAF 형성을 억제하는 것뿐 아니라 이미 형성된 CAF까지 되돌릴 수 있는 기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물실험에서는 CAF가 많은 환경에서 기존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던 모델에서도 APX-343A 투여 시 항암 효과가 나타났고, 키트루다 병용 시 효과가 더욱 강화됐다. 종양 조직에서 섬유화가 감소하고 바이러스 등 감염세포를 파괴하는 면역세포인 CD8 T세포 침투가 증가하는 등 면역환경이 개선된 것도 확인됐다. AACR에서는 이와 관련 데이터를 새롭게 공개했다.
그는 “CAF가 줄어들면 종양이 덜 딱딱해지고 면역억제 인자가 감소해 면역세포가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이 때문에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APX-343A의 또 다른 특징은 개발 초기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현재 NOX 저해 기반 신약을 보유한 기업은 스웨덴 칼리디타스 테라퓨틱스와 압타바이오 정도로 알려져 있다. 칼리디타스의 세타낙시브는 임상 2상까지 진행된 선발주자지만, 키트루다 병용 임상에서 머크로부터 약물을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압타바이오는 동물실험 데이터만으로 머크의 공동연구 제안을 받아 임상 1상에서 키트루다를 공급받고, 임상 설계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엄 연구원은 “당시 동물 데이터만 보고 머크와의 한 차례 미팅 이후 공동 연구가 결정됐다”며 “이 자체가 상당히 의미 있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임상은 단독 투여 후 키트루다와의 병용으로 확장하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단독요법의 코호트 3까지 진입한 상태다. 그는 “현재까지 용량 증가 과정에서 특별한 독성 이슈 없이 순항하고 있다. 5~6월 경에는 키트루다와의 병용임상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적으로 키트루다 병용 임상은 약 1600건에 달하지만, 이 중 머크로부터 약물을 지원받는 경우는 300건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APX-343A는 임상 1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구조가 이미 형성돼 있어 회사는 조기 기술수출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엄 연구원은 “CAF는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낮은 근본적인 이유로 지목되는 영역”이라며 “APX-343A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바꿔 기존 치료제의 효과를 끌어올리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상 1상 종료 후 기술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