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날개단 네이버·카카오, 2분기 실적 '훨훨'

by유태환 기자
2020.08.06 17:21:03

네이버 영업익 2306억, 전년比 80% 상승
카카오, 1분기 이어 최대 매출·영업이익
스마트스토어, 카톡 선물하기 등이 견인
시가총액 3위·9위, IT 선두주자 수준 넘어
사업 확장, 기존 산업군과 갈등 해결 숙제

네이버 2분기 실적. (자료=네이버)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의 비상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촉발된 비대면·비접촉(언택트) 사회 전환의 최대 수혜를 입으면서 날개를 단 모습이다.

인터넷·IT(정보통신)업계의 양대 산맥을 이뤘던 것을 뛰어넘어 기존 전통산업의 기라성 같은 기업들 위상마저 넘보는 수준이 됐다. 향후에도 두 기업의 성장세가 견고할 것이란 예상이 중론을 이루는 가운데 어느 정도의 확장성을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는 6일 발표한 연결기준 올 2분기 매출 9529억원, 영업이익 97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 142% 증가했다. 1분기에 이은 최대 매출, 최대 영업이익 기록이다.

정확히 한 주 전인 지난달 30일 먼저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 역시 연결기준 올 2분기 매출 1조 9025억원, 영업이익 230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7%, 79.7%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1분기에 이어 매출, 영업이익 호조가 계속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플랫폼 매출이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네이버는 온라인 쇼핑,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용률 증가 덕을 톡톡히 봤다.

네이버는 회사 차원에서 힘을 쏟고 있는 소상공인 온라인 창업 지원 툴인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전년동기 대비 64% 성장했다. 스마트스토어 수는 현재 35만개로 확대된 상태로 특히 연 매출 1억 이상 판매자만 2만 6000명을 넘어섰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한 네이버 쇼핑을 ‘네이버 미래이자 성장동력’이라고 규정한 상태다. 금리 한도 측면에서 제약이 많았던 중소상공인(SME)에게는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대출도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최대 강점은 국민메신저인 카카오톡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2분기 카카오톡 글로벌 이용자 수는 5200만명을 돌파했다. 2분기 국내 일간 순 방문자는 전분기 대비 9% 성장을 기록했고 수발신 메시지는 전년동기 대비 34% 확대됐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으로 대표되는 톡비즈 매출도 카카오 비즈보드 매출 확대·커머스 매출의 성장으로 전분기 대비 11%, 전년동기 대비 79% 증가한 2484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동력도 향후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온라인 쇼핑 증가와 외부 결제처 확대로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56% 성장했다. 네이버 웹툰과 뮤직, V LIVE 등 콘텐츠서비스 매출 역시 8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58.9%의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 신사업의 중심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사업 확대와 페이 결제 거래액 및 금융서비스 성장으로 2분기 신사업 매출액이 1005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68% 성장했다.

카카오 2분기 실적. (자료=카카오)
하지만 이들이 소위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겪는 성장통 역시 만만치 않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종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것과 발맞춰 기존 사업군과의 갈등 문제 해결은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최근 네이버가 전문가 상담 플랫폼인 ‘지식인 엑스퍼트’ 법률 상담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것과 카카오택시가 카풀서비스 인해 택시업계와 갈등을 겪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플랫폼 성장만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술과 영향력으로, 이용자와 파트너를 돕는 동반성장을 통해 더 큰 도약을 위해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덩치가 한층 커진 만큼 이들에 대한 견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 종가 기준으로 네이버는 시가총액 3위(52조 8928억원), 카카오는 9위(31조 9760원)인 만큼 이미 단순히 IT업계 선두주자 정도로 수식할 수 있는 수준은 넘어섰다는 평가다.

네이버보다 시가총액 우위에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둘뿐이다. 전통 제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차는 카카오보다 한 단계 아래인 10위에 머물렀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종 산업을 잠식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별개로 이들이 몸집을 불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기정 사실이란 지적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결국 산업의 흐름은 비대면과 온라인 강화로 점점 힘이 실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해서 그 시기가 다소 앞당겨졌을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