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자 돌아온 배당주의 시간…주목해야 할 곳은

by이용성 기자
2024.11.27 16:53:31

지지부진 코스피 속 투자 대안
통신·금융 등 배당주 관심 집중
밸류업 모멘텀에 배당성향 개선 전망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2.4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8% 하락했다.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는 코스피에서 배당 수익률(주가 대비 한 주당 배당금의 비율)이 높은 상위 50개 종목으로 만든 지수로 삼성전자(005930), KB금융(105560), 기아(000270), 신한지주(055550), KT&G(033780), SK텔레콤(017670) 등이 구성돼 있다. 같은 기간 금융종목 내 고배당주를 모은 ‘코스피200 금융 고배당 TOP 10’ 지수도 7.23% 올랐다.

과거 12월 말에 몰려 있던 결산 배당은 배당 기준일을 주주총회 의결권 기준일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이제는 연말부터 이듬해 4월 초까지 넓게 퍼지고 있지만, 코스피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매크로 불확실성이 나타나면서 미리 배당주를 준비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금리 인하 시기와 겹치면서 배당주의 매력도 커지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을 비롯한 저축 상품의 수익률이 낮아지기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고,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배당주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더불어 배당주 투자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업의 올해 연간 현금 배당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는 39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찌감치 외국인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코스피를 3조 971억원 규모를 순매도하면서도 대표적인 배당주인 통신주는 계속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SK텔레콤을 333억원을 순매수했다. KT에는 222억원, LG유플러스에는 416억원 규모의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들어왔다.

외국인 수급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면서 이날 통신 3사는 동반 신고가를 기록했다. SK텔레콤(017670)은 4.63% 오른 채 마감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고,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도 각각 4.62%, 2.85%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현금배당 수익률을 6.11%, KT는 4.44%, LG유플러스는 5.50%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배당주인 금융·증권·보험주 역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KB금융(105560)은 9.30%의 상승률을 나타냈고, 같은 기간 신한지주(055550)는 7.41% 올랐고, 삼성생명(032830)과 하나금융지주(086790)도 각각 7.39%, 6.68% 상승했다. 기업은행(024110)도 5.74% 올랐다.

금융·통신·유틸리티 업종 외에 고배당주를 찾아 나서는 수요도 있다. 삼성증권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예상 배당 수익률 높은 종목들로 기아(000270)(5.8%), 롯데쇼핑(023530)(6.7%), 제일기획(030000)(6.2%), GS(078930)(6.0%) 등을 꼽았다. 유진투자증권도 한일시멘트(300720)(5.7%), 강원랜드(035250)(5.5%), 한국앤컴퍼니(000240)(5.5%) 등이 배당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연말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입법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배당주 관련된 정책 모멘텀도 아직 남아 있는 만큼 기대감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개인 투자자가 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에 투자한 경우 개인주주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면 배당증가금액에 대해서는 9%로 저율과세하고 나머지 배당금은 14%의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 분리과세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 배당주에 대한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과 주주 가치 제고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배당성향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방어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한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배당주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