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도 미친 만족감 드리겠다"…진격의 토스, 금융 이어 통신까지

by김현아 기자
2022.07.21 17:41:29

토스앱 런칭 7년 만에 기업가치 8.5조, 우리금융지주 육박
통신, 오프라인 결제까지 얹어 수퍼앱 가시화
토스 총 이익률, 글로벌 핀테크 앱보다 높아
토스, 은행·증권·통신 아우르는 수퍼앱 변신중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사장. 사진=토스 제공


“가계 지출에서 큰 포션 중 하나가 통신비죠. 그런데 오랫동안 혁신이 없었더라고요. 토스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 뛰어들게 됐습니다.”

금융 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알뜰폰 업체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제 토스 앱에서 간편송금과 간편결제, 증권, 은행 업무는 물론 통신서비스 가입까지 가능해졌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통신이라는 분야가 너무 거칠어 걱정도 많다”면서도 “토스는 고객에게 집착하는 회사이고 고객에게 미친 만족감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저희의 선한 영향력이 통신에서 퍼질 수 있도록 끈기를 갖고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2015년 2월, 국내 최초로 간편송금 토스를 시작한 비바리퍼블리카. 금융을 넘어 통신까지 진출한다. 지난해 은행(토스뱅크), 증권(토스증권)을 성공적으로 론칭한데 이은 것이다. 토스가 인수한 알뜰폰(MVNO) 업체 머천드코리아는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 통신망을 모두 빌려 쓰는 알뜰폰 회사다. 1998년 설립 이후 20여 년 간 통신사업을 해 왔다.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 감사도 맡고 있다.

토스는 지금도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400만 명에 달하는 뱅킹 앱 1위다. 그런데 통신 가입까지 가능해지면 그야말로 수퍼 앱이 될 조짐이다. 장민영 토스 사업전략리드(Business Strategy Lead)는 “토스가 금융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사회적 효용을 만들어낸 것처럼, 알뜰폰 가입 고객의 불편함 해소와 토스 고객의 통신비 절감에 기여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토스는 토스 앱을 통해 알뜰폰 요금제 탐색부터 편리한 개통까지 가입의 전 과정을 혁신할 방침이다. 본인확인기관과 전자서명인증 사업자 지위를 모두 갖고 있어 알뜰폰 가입 과정에서 토스인증서를 활용할 계획이다.

통신시장뿐 아니다. 하반기에는 오프라인 결제에도 도전한다. 카카오페이와 정면 승부다. 토스의 결제단말기 제조 자회사인 토스플레이스는 3분기 중 가맹점 사장님을 대상으로 한 전용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연내 스마트 결제단말기 보급에 나선다. 이를 위해 토스는 SPC그룹의 토탈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인 섹타나인으로부터 20억원을 출자받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토스가 이처럼 우리 생활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 비결은 뭘까. 하나의 앱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원앱’ 전략과 ‘단계별 제휴 전략’이 꼽힌다. 금융권에서 통상 써왔던 여러 앱을 설치하게 만드는 ‘멀티앱’과 다르다. 편하고 쉬운 이용자환경(UI)/이용자경험(UX)은 물론이다. 그래서 2030세대에 인기다.

간편송금 시절에는 IBK기업은행·NH농협을 시작으로 금융권 제휴에 온 힘을 쏟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 직접 뛰어든 제휴 전략도 눈에 띈다. 프랑스 혁명 당시 구호였던 ‘공화국, 만세’라는 의미의 사명(비바리퍼블리카)에서 드러나듯이 “기업이 사회를 바꾼다”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의 신념도 토스 서비스의 혁신을 이끈 무기다.

토스의 지난해 매출 총이익률은 70% 수준으로, 글로벌 핀테크 앱의 40~50%에 비해 높다. 매출의 90% 이상이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중개, 모집, 광고 등에서 발생하는 기업간 투자(B2B) 모델로, 탄탄한 수익구조를 가졌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토스는 글로벌 투자 심리 위축 속에서도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최근 확정했다. 기업가치는 8조 5,7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지난해 6월 마지막 투자에서 평가받은 8.2조를 소폭 상회하는 것이다. 토스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수요가 많아 2회에 나눠 진행하게 됐으며, 투자를 논의 중인 기관의 참여 여부가 최종 확정되면 8월 중 클로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드 투자자는 토스의 초기 성장부터 함께한 알토스벤처스로, 1000억 원을 신규 투자했다. 굿워터와 그레이하운드 등 해외 주주들의 투자도 이어졌다. 국내 기관투자자 중에는 KDB산업은행이 1,000억 원, 광주은행이 2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토스의 초기 투자자인 다올인베스트먼트(구 KTB네트워크)와 미래에셋증권도 소규모로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투자유치로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8조 5,700억원)는 카카오페이 시가총액(9조 1,445억원)을 턱 밑까지 추격하게 됐다. IBK기업은행 시가총액(6조 9,964억원)을 제친 것은 물론, 우리금융지주(8조 8,459억원)에 육박한다. 2030세대들이 주로 빌린 돈 갚기나 N빵을 위해 간편송금 용도로 쓰던 토스 앱. 7년이 지나면서 금융과 통신을 아우르는 수퍼 앱으로 변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