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딸 방치 숨지게 한 30대 엄마 구속…“진술 오락가락”
by이종일 기자
2021.08.10 18:03:24
인천지법 "피의자 도망 염려"
미혼모 엄마, 죽은 딸 발견 날짜 번복
| 3세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가 있는 A씨가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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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3세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가 있는 30대 어머니가 구속됐다.
인천지법 장기석 영장전담판사는 10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씨(32·미혼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 판사는 “피의자가 도망갈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A씨는 최근 수시로 외출, 외박을 하며 남동구 집에 딸 B양(3)을 혼자 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 사이 외박을 한 뒤 집에 왔다가 딸이 숨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집을 나와 남자친구 집에서 며칠간 거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달 7일 다시 자택으로 돌아와 오후 3시40분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119구급대와 경찰은 A씨 집에서 이미 부패가 진행된 B양의 시신을 수습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죽어 무서웠다”며 “안방에 엎드린 상태로 숨진 딸 시신에 이불을 덮어두고 (집에서) 나왔다”고 진술했다.
A씨가 숨진 딸을 처음 확인한 날짜는 특정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숨진 딸을 처음 본 날짜를 이달 초라고 했다가 지난달 말, 지난달 중순 등으로 진술을 여러 차례 번복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시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가 애매하게 나와 사인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부검을 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골절이나 내부 출혈은 보이지 않으나 외상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 손상은 보이지 않으나 과거 골절 여부 확인을 위해 CT검사를 하기로 했다. 국과수는 “아이 몸 안에 대변이 있지만 완전히 굶었다고 볼 수는 없고 사망 직전에 하루 정도 굶은 것 같다”며 “선천적 기형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최근 남자친구와 사귀면서 외출, 외박을 수시로 하고 딸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