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 성급했나…국고채 금리 10bp 안팎 반등
by하상렬 기자
2023.05.25 18:49:14
국고채 3년물·10년물 금리, 10.2bp·9.5bp↑ 마감
단기시장도 약세…CD금리 2bp↑, RP금리 4bp↑
채권시장 "금통위 매파적…논거로 설득력 보강"
환율, 8.6원↑ 1326원…李 "환율, 금리차 프레임 벗어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으로 재차 동결한 가운데, 시장에선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되돌려지며 일제히 약세(금리 상승)로 전환됐다. 시장에선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을 보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물 가리지 않고 일제히 올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0.2bp(1bp=0.01%포인트) 오른 3.48%로 마감했다. 5년물은 9.9bp 오른 3.498%에 마감했으며, 10년물과 20년물도 각각 9.5bp, 8.5bp 오른 3.597%, 3.623%에 거래를 마쳤다.
단기자금시장 금리도 상승했다. 이날 91일물 양도성 예금증서(CD)금리는 전일 대비 2bp 오른 3.75%를 기록한 채 마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도 전일 대비 4bp 오른 3.64%를 기록했다.
시장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은 연내 금리 인하를 점쳤던 기존 기대감이 꺾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금통위 금리 동결 결정 당시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가 표면적인 ‘매파’(긴축 선호)였다는 해석이 나오며 시장 금리가 강세(금리 하락)를 보였지만, 이번엔 다른 흐름을 보인 것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날 금통위가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연내 금리 동결을 전망하면서, 이 총재 기자회견 당시 언급된 △장용성·박춘섭 신임 금통위원을 포함한 금통위원 6명이 향후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열어둬야 한다고 한 것 △올해 근원물가 전망치가 3.3%로 기존 전망에서 0.3%포인트 오른 점 △물가 목표치(2.0%) 근접 시점이 내년이라고 한 점 등이 매파적이었다고 판단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만장일치 동결은 예상에 부합했다”면서도 “연초 필요 이상으로 완화적인 면을 노출했던 이 총재의 매파적인 수사는 효과가 크지 않았지만 이날은 보강된 논거를 바탕으로 설득력을 제고하는 데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분간 시장금리 상단을 10~15bp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은의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총재가 호주 중앙은행(RBA)이 금리 인상 일시정지를 시사했다가 재인상했던 것을 언급하며 ‘한은이 추가 인상을 절대로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심리적 영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한 발언이 특히 매파적이었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가져갔다. 환율은 2거래일째 오르며 전 거래일 종가(1317.4원)보다 8.6원 오른 1326.0원에 마감됐다. 이 총재는 이날 환율과 관련해 “환율과 한미 금리격차 사이 프레임이 벗어났으면 한다”며 “금리차가 175bp를 넘어서면 환율 절하 우려가 나왔지만, 연준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주면서 환율이 지난 몇주간 내려갔다. 금리차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다른 요인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