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넌 역시 유럽산이야,연비 케 좋아..르노 캡처 디젤

by유호빈 기자
2020.06.25 17:07:57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유호빈 기자= 르노 ‘로장주’ 앰블럼을 단 2세대 캡처가 지난달 나와 선풍적인 인기다. 가솔린 모델과 더불어 기존 낮았던 출력을 보완한 디젤 모델도 동시에 출격했다.

1세대 캡처로 국내에서 QM3로 팔린 이 차는 우리나라 소형 SUV 시장을 넓힌 장본인이다. 귀여운 외모와 높은 연비는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스페인산 수입차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도 한몫했다. 이후 강력한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며 편의장비가 부족하고 가솔린의 부재로 QM3는 그렇게 사그러졌다.

2세대 캡처는 그간 단점을 모두 개선했다. 편의장비를 강화하고 가솔린 모델을 추가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낮은 출력도 새롭게 디젤엔진을 튜닝해 개선했다.

시승차 색상은 차체는 ‘아이언 블루’, 루프는 ‘블랙’이다. 다소 튀어 보일 수도 있지만 요즘 같은 날씨에 시원한 느낌을 확실히 준다. 사람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전면부는 르노 특유의 ‘ㄷ’자 주간주행등이 적용됐다. 전면부는 1세대 모델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조금 더 깔끔하게 다듬었다. 후면부는 전작의 모습과는 완전히 바뀌었다. 비교적 밋밋한 뒷모습에서 리어램프를 ‘ㄷ’자 형태로 날카롭게 변형했다. 앰블럼을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로고에서 르노 ‘로장주’마크로 변경했다. 캡처 레터링을 보면 수입차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타이어 휠은 17인치다. 크기는 작지만 투톤 처리를 해 깡통 느낌을 주진 않는다. 오히려 승차감과 연비에는 더 도움이 된다. 1600mm도 채 되지 않는 전고로 SUV보다는 해치백 느낌이 더 강하다. 아울러 직선보다는 곡선처리가 많아 작지만 단단한 느낌을 준다.

실내로 들어오면 여태까지 본 캡처와는 조금 다르다. 디젤 모델은 ‘에디션 파리’ 트림이 없다. 디젤은 ‘인텐스’가 최상위 트림이다. 실내는 XM3와 매우 흡사하다. 새로운 르노 실내 레이아웃은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이 공존한다. 외관 색상에 맞춰 기어노브 주변과 송풍구 테두리에 파란색 포인트를 줬다. 한층 젊은 분위기를 살린다.

디스플레이는 9.3인치 내비가 아닌 7인치 디스플레이다. 요즘 신차와 비교하면 조금은 작아 보인다. 반응속도는 오히려 더 빠르다. 7인치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유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에디션 파리’와 비교하면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지만 실용성 있게 구성한 모습이다.

계기판은 7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다. ‘에디션 파리’보다 작은 크기지만 아날로그 바늘은 없다. 모드별로 표시되는 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 직관적으로 정보를 표시해 운전에 도움을 준다.

전자식 기어노브는 아니지만 그립감은 훌륭하다. 기존 르노삼성 차에서도 사용하던 것과 같다. 다만 기어노브 옆 ‘P-R-N-D’를 표시해 주는 조명이 따로 없다. 주차나 U턴을 하면서 변속 시 어려움이 있다. 계기판에 표시를 해주지만 안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추후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다.

뒷좌석 공간은 성인 두 명이 타기에 딱 맞다. 트레일블레이저와 비교하면 폭은 10mm 정도 작지만 실제 타보면 차이가 조금 더 느껴진다. 뒷좌석 공간은 트레일블레이저가 월등히 넓다. 천정과 폭이 넉넉해서다.



캡처 뒷좌석은 슬라이딩을 지원한다. 뒷좌석에 탑승자가 없을 경우 최대한 앞쪽으로 밀어두고 트렁크를 사용하면 골프백 1개는 들어간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뒷좌석을 조정하지 않고도 골프백 1개를 넣을 수 있다.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 활용성은 트레일블레이저가 월등히 좋다.

1.5L 디젤 엔진은 이전 세대 엔진과 같지만 약간의 튜닝을 더 했다. 엔진룸을 열면 가솔린 모델처럼 별다른 커버는 없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진동과 소음을 모두 잡았다.

최고출력 116마력 최대토크 26.5kg.m의 1.5L 디젤엔진은 수치에 비해 조금은 아쉽다. ‘가속페달을 너무 깊게 밟았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밟아줘야 제대로 가속이 가능하다. 오토홀드와 스탑&고를 모두 활성화시키고 정지상태에서 출발하면 울컥거림이 조금 심해진다. 게트락 사의 7단 DCT 변속기는 부드럽다.

주행해보면 역시 르노는 소형차를 잘 만드는 회사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토션빔을 최대 단점으로 꼽는다. 캡처를 타고 블라인트 테스트를 진행하면 토션빔인지 멀티링크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방지턱도 아주 부드럽게 넘는다.

연비는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이다. 17.7km/L의 공인연비를 쉽게 넘어선다. 시내 주행에서도 15km/L를 넘는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20km/L를 쉽게 넘는다.

가장 아쉬운 점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부재다. 차선이탈방지와 일반 크루즈 컨트롤은 기본으로 포함되지만 디젤 모델에서는 해당 기능을 옵션으로도 추가할 수 없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연비를 더 끌어올릴 수 있지만 옵션으로도 추가할 수 없게 구성한 것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에어컨 성능도 아쉬움이 남는다. 시승차의 경우 틴팅이 시공되지 않은 점도 있지만 바람의 세기가 너무 약하다. 1단으로 틀면 바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풍량을 최대로 높여도 시원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캡처 디젤의 매력은 단연 연비다. 귀여운 외모까지 갖고 있다. 몇몇 아쉬운 모습이 보이지만 여러 가지 장점으로 얼마든지 상쇄할 수 있다. 시승을 해보면 6년 연속 유럽 B-세그먼트 SUV 판매 1위를 이어나가는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재고만 확보한다면 꾸준한 인기는 따놓은 당상이다.

: 끝내주는 직진성과 하이브리드 넘보는 연비

: 더운 날엔 턱없이 부족한 에어컨 성능과 ACC 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