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동의 시대가 다가온다'..속도내는 中 기술굴기
by김대웅 기자
2016.11.21 15:47:33
| 중국은 지난 8월 세계 첫 양자통신위성인 ‘묵자호’ 발사를 성공시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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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이 도·감청과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통신기술인 양자(量子)통신망 개통에 성공함에 따라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양자통신은 순간이동을 가능케 하는 기술의 근간이기도 하다.
5세대(5G) 이동통신, 드론(무인기), 로봇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이 양자기술 분야마저 선점하면서 차세대 과학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한 현지언론들은 중국이 3년간 노력 끝에 최근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상하이까지 도·감청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양자통신 네트워크 건설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712㎞에 달하는 구간에 총 11개 기지국이 설치됐고 이는 연내 개통이 예상되는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2000㎞ 통신망의 일부분이다.
이로써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중국은 지난 8월 세계 첫 양자위성 ‘묵자(墨子)’호를 발사했고 향후 이 위성과 양자통신망을 연계해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양자통신은 우선 금융, 법률, 정무, 과학, 교육 등 5대영역에서 양자암호화에 기초한 전화, 팩스, 문서 등 통신업무를 제공할 예정이다. 양자통신은 양자역학을 응용해 생성된 암호키를 전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도·감청과 해킹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금융망 등으로 활용될 수 있는 최첨단 기술로 불린다.
양자통신은 기존 ICT 기술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이는 해킹 차단 등 보안 강화 뿐 아니라 슈퍼 컴퓨터보다 월등히 빠른 연산속도와 미세한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기 때문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넓다.
많은 전문가들은 국가간 사이버 전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양자기술을 보유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힘의 차이가 매우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자기술의 폭넓은 적용 범위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이 탄생하고 그로 인한 다양한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양자통신은 그동안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순간이동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양자 순간이동은 광자의 양자구조를 이용해 정보를 한 곳에서 사라지고 다른 곳에 나타나게 하는 전송방법으로 최근 일부 국가에서 이같은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도 양자통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이 산업에 연간 1조원이 넘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앞장서 양자통신 시스템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번 양자통신망 구축으로 중국의 ‘기술굴기’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중국은 이미 지난 8월 세계 첫 양자통신위성을 발사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오는 2024년 세계에서 유일한 우주정거장 운영국이 될 전망이다.
통신 분야에서도 중국은 양자통신 뿐 아니라 5G 이동통신 개발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최근 중국이 개발한 5G IMT-2020 표준화 연구 방안이 2016년 세계통신표준화총회(WTSA16)에서 승인을 받으면서 중국은 5G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마련했다. 세계최대 통신기술 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향후 5년 동안 5G 분야에만 6억달러(약 7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중국은 민관이 함께 나서고 있다.
중국 첨단기술 도약은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의 혁명으로 불리는 드론(무인기)과 로봇 등의 분야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중국 드론 업체 DJI를 탄생시키며 이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고 인공지능(AI) 등 로봇 분야에서도 정부 차원의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며 ‘로봇굴기’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