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韓 AI 대표주자로 발돋움…사우디와 LLM 협업 '임박'

by김현아 기자
2024.09.11 19:09:39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대표·하정우 센터장 사우디 출국
아랍어 LLM 수주 가능성…AI 기술력 인정받는 무대로
네이버AI랩, 구글 스칼라논문 피인용수 "4만회 돌파"
권세중 네이버AI반도체 개발팀 박사, KAIST 겸임교수로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글로벌 AI 서밋 2024(GAIN 2024)’에 참석해 아랍어 소버린AI 협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10월 1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 미래도시 ‘디지털 트윈’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소버린AI 개발 프로젝트도 수주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등이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이 주최하는 ‘GAIN 2024’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등도 참석하며, 기조연설자로는 안토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 조나단 로스 그록 CEO, 마틴 콘 코히어 사장, 사이먼 시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글로벌 헤드 등이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인 ‘올람(ALLaM)’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와의 협업이 공식 발표될 경우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에 아랍어 데이터를 학습시켜 검색증강생성(RAG) 방식으로 파인튜닝(미세조정)을 진행하고, 현지 문화에 맞는 생성형 AI를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도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의 업무 협약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벨리온은 최근 아람코의 벤처캐피털인 와에드 벤처스(‘Wa’ed Ventures’)로부터 2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중동 AI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사우디와 소버린 AI 협력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한국 검색증강생성(RAG) 업체인 포티투마루 등 다른 AI 스타트업들의 중동 현지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기술력에서 이미 세계적인 수준임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네이버는 미국 연구 단체 에포크AI(EPOCH AI)로부터 하이퍼클로바 82B, 하이퍼클로바 204B, 하이퍼클로바X 등 3개 모델을 초거대 AI 모델로 인정받았다. 에포크AI는 스탠포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에서 발간하는 ‘AI 인덱스’의 머신러닝 모델 현황 원자료 제공기관으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 AI랩은 최근 구글 스칼라 논문 피인용수가 4만 회를 돌파했다.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는 학술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구글의 검색 서비스로, 논문 인용 정보를 제공한다. 9월 7일 기준 네이버 AI랩의 논문 피인용수는 4만98회이며, 연구자의 영향력 확인 지표(h-index)는 75개, 인용 횟수가 10회 이상인 논문(i10-index)은 205건에 달한다. 네이버 AI랩의 연구자 중 하정우, 윤상두, 한동윤 등 3명이 피인용수 10000건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정우 센터장은 “이를 통해 네이버 AI랩의 뛰어난 연구 역량과 전 세계 AI 연구 생태계에 기여하는 바를 알 수 있다”며 “네이버의 시니어 연구자들은 NeurIPS, ICML, ICLR, CVPR 등 세계 최고 권위 학회에서 리뷰어를 넘어 AC(Area Chair·리뷰어 평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 기술력도 동시에 쌓고 있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담당 이사는 10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AI 하드웨어 및 AI 서밋(AI Hardware & AI Summit)’ 참석을 위해 미국 산호세로 출국했다. 이 행사는 제로디자인(ZeroDesign)이 주최하며, 전 세계 AI 및 하드웨어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기술 발전과 미래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서밋에서는 최신 AI 칩, 프로세서, 시스템 아키텍처 등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 동향과 혁신 사례가 공유되며, AI 하드웨어의 실제 애플리케이션 사례와 연구 결과도 발표된다.

앤드류 응 코세라 창업자,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조나단 로스 그록 CEO,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의 사이먼 시 글로벌 헤드 등도 참석한다. 이동수 이사가 이끄는 AI반도체 개발팀의 권세중 박사는 이번 학기부터 KAIST 겸임 교수를 맡았는데 이 역시 네이버의 AI 반도체 기술력이 학계에서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