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모티브, 경쟁사 기술유출 의혹 제기…“법적 대응 준비”

by김형욱 기자
2022.02.21 18:18:41

"대표 병역특례 후 집단 이직…기술유출 정황도"
코렌스EM 측은 의혹 부인…법정공방 가능성도

SNT모티브 부산 본사 전경. (사진=SNT)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부산 최대 자동차 부품기업 SNT모티브(064960)가 전기차 모터와 관련한 자사 핵심기술을 빼 갔다며 경쟁사 코렌스와 그 자회사 코렌스이엠(EM)에 대한 법적대응을 경고했다.

SNT모티브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7년 이후 모터개발 부문을 중심으로 20여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가 코렌스 및 그 자회사 코렌스EM으로 대거 이직했으며 이중 일부가 (전기차) 모터와 관련한 중대 영업비밀 자료를 미승인 이동식저장장치와 이메일로 유출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회사 내부 전산망의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과 데이터 유출방지(DLP) 시스템에 이 같은 흔적이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이어 “현재 이 내용에 대해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법적대응을 비롯한 적극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NT모티브는 조용국 코렌스 회장의 아들 조형근 현 코렌스EM 대표이사가 2012~2015년 자사 기술연구소 모터개발팀에 병역특례로 입사한 걸 이후 이어진 인력 및 기술유출의 시발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 대표의 퇴사 2년 후부터 모터개발 부문을 비롯한 자동차부문 연구원이 차례로 이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SNT모티브는 2017년 3명, 2018년 5명, 2020년 이후 12명 등 총 20여명이 코렌스 측으로 이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모터개발팀장은 현재 코렌스EM 공동 대표이사다.

코렌스는 또 이 시기와 맞물려 전기차 모터 관련 사업을 위한 자회사 코렌스EM을 설립하고 전기모터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는 게 SNT모티브의 주장이다.



SNT모티브는 “동종업계에서 특정 개발팀 상당수 직원을 조직·지속적으로 회유하고 그들이 기술 자료를 빼 오는 걸 방관한 건 기업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며 “코렌스 최고경영자는 이 문제에 공식 입장을 밝히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렌스EM는 한 언론사를 통해 이 같은 의혹 제기를 부인했다. SNT모티브 이직 직원이 있지만, 일반적인 공개채용에 따른 것이며 자동차 부품사 직원이라면 고객사 견적을 내는 등의 일상 업무 과정에서도 암호 해제가 필요한데, SNT모티브가 이를 기술 유출 근거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렌스EM 역시 SNT모티브에 대한 법적 대응 검토와 함께 공식 입장 발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NT모티브는 1981년 대우그룹 산하 대우정밀에서 출발한 부산 지역 최대 자동차 부품 및 화기 제조사다. 2006년 SNT그룹이 인수하며 현 체제를 확립했다. 특히 자동차용 모터 부문에 강점이 있다. 연 1조원 남짓의 매출 중 40% 이상이 이곳에서 나온다. 현대차, 기아, GM, 포드 등에 모터를 납품 중이다.

코렌스는 1990년 경남 양산을 기반으로 출범한 연 매출 4000억원 규모의 중견 자동차 부품사다. 디젤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등이 주력이다. 최근 자회사 코렌스EM(지분율 65%)을 설립하고 전기차의 핵심 구동 시스템인 드라이브 유닛과 모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코렌스EM은 최근 세계적 완성차기업 B사 중국 공장과 완성차 400만대분의 파워트레인(드라이브 유닛) 납품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해 20여 협력사와 부산에 미래차부품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정부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대상 지원사업으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