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은 북적이는데 여행주는 울상…"여름 휴가철만 기다린다"
by김성훈 기자
2019.03.05 16:32:25
공항 이용 신기록에도 여행주 실적 '그늘'
유럽·동남아 증가에도 일본 급감 '발목'
증권가 "상반기에 실적개선 어려워" 전망
"완만한 회복세 보이다 7월에 반등할 것"
| 설 연휴를 앞둔 1월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기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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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단비가 될 것으로 믿었던 설 연휴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여행업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설 연휴 인천공항 이용객이 하루 평균 20만명을 웃돌며 신기록을 세웠지만 실적은 만족스럽지 못해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여행 성수기인 7월은 되어야 반등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2월 1~7일) 기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총 141만4417명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공항 이용객 수는 20만2060명으로 지난해 설 연휴 하루 평균 공항 이용객 수(19만377명)보다 6.1% 증가했다.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 기간에 인천공항의 하루 평균 여객 수가 2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2일에는 하루 22만5254명이 인천공항을 찾으며 지난해 8월 5일 기록한 일일 공항 최다 이용객 수 기록(21만9365명)마저 새로 썼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김포·김해·제주 등 14개 전국 공항 이용객 수도 하루 평균 23만6994명이 이용해 작년 설 연휴 기간보다 3.9% 늘었다.
그러나 여행업계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하나투어(039130)의 지난달 패키지 송출객은 32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지역별로 유럽이 14%, 중국과 동남아 등이 각각 8% 증가했지만 일본이 인플루엔자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의 패키지 송출객도 약 1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에 그쳤다. 유럽(46%), 중국(33%), 미주(8%) 지역 여행객은 늘었지만 역시 일본(-24%) 여행객 감소가 뼈 아팠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중순부터 불거진 일본 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일본 비중이 큰 국내 여행사들의 타격이 적지 않았다”며 “일본은 가장 근거리 관광지로서 여행사들의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을 밑도는 실적에 주가도 시원치 못한 모습이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모두투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3% 하락한 2만4100원에 장을 마쳤다. 10거래일간 소폭 등락을 거듭하면서 주가가 제자리 걸음을 이어갔다. 하나투어 종가도 7만2100원으로 전일 대비 0.28% 상승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반기 중에 눈에 띄는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휴가 성수기인 7월은 돼야 실적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설 연휴가 있는 2월에 송출객 반등을 예상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아웃바운드(해외여행) 수요의 구조적 성장과 더불어 미뤄진 패키지 여행수요가 강하지 않으면 상반기 중 성장세로 전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지역 출국자는 여전히 역성장 구간이지만 유럽과 중국, 동남아 지역 출국자는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며 “5~6월 패키지 송출객 회복이 시작되고 일본 지역이 기저효과에 진입하는 7월부터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