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대전시장 선거 '발가락' 공방 격화

by박진환 기자
2018.05.23 15:12:18

한국당,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군 면제 의혹 집중 부각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공인으로서 정직하게 답변해야"
허태정 민주당 후보 "건설현장서 다쳐…산재도 못받아"
의학계 "고의에 의한 절단인지, 사고인지 규명 어려워"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6·13 지방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의 병역면제 의혹을 집중 부각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등 초대형 이슈로 인해 지방선거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돌리고, 여당 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을 통해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성효 자유한국당 대전시장 예비후보
박성효 자유한국당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군대 면제 배경이 된 발가락 절단 과정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허 후보의 답변을 납득할 수 없다”며 군 면제에 대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박 후보는 “당사자는 (발가락을 다친 경위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반면 민주당 대변인은 그 경위를 설명했다”면서 “본인도 모르는 것을 대변인이 어떻게 아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사임을 부른 워터게이트 사건을 언급한 뒤 “공인은 모든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할 책임과 의무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라며 허 후보 측 해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와 함께 박성효 자유한국당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는 허 후보를 겨냥해 21일부터 ‘병역기피 의혹 규명 시민 검증단’을 모집한다.



검증단에 참여한 시민들은 병역기피 의혹에 대한 각종 제보는 물론 최근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에 설치된 ‘병역기피 의혹 검증·제보센터‘의 현장 조사, SNS 활동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박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병역기피는 수많은 청년층은 물론 자녀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하는 만큼 병역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며 “병역은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판단하는데 최우선적으로 검증해야 할 사안으로 이제 부정으로 병역을 면탈한 후보가 선출직에 나가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예비후보 측은 “1989년 공사현장에서 철근이 발에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엄지와 검지발가락 2개에 심각한 상해를 입었고, 당시 병원에서 검지발가락은 치료에 성공했지만 엄지발가락은 상태가 좋지 않아 결국 일부 손실됐다”면서 “허 후보는 당시 운동권 학생으로 수사기관의 관심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야당과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허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한국당 등 야당은 당시 진료기록은 물론 산업재해 신청 기록 등을 통해 당시 사고가 있었는지, 아니면 고의로 절단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치료했던 병원은 이미 문을 닫아 진료기록이 소실됐고, 당시 건설 일용직 근로자 신분에서 산재 신청조차 못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산재기록 자체가 없다”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선거에 악용하기 위한 도구로 쓰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그간 정책선거를 정착시키고, 네거티브 선거를 피하기 위해 오랫동안 절제하고 인내해왔지만 근거 없는 의혹제기에는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며 “선거의 판세가 아무리 기울었다고 해도 아름답게 지는 후보만이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30년 전에 발가락이 절단된 사안의 경우 이 환자가 고의로 절단했는지, 아니면 큰 충격에 의한 사고 절단인지는 당시 진료기록이나 X-Ray 필름이 없는한 현대 의학으로 규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