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구속 중에도 수당 2천여만원 받아

by이세현 기자
2021.06.22 17:13:22

국회사무처 "현직 의원에게 수당 지급하지 않는 사유는 현행법에 없어"
관련법 개선 필요 목소리 나와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지난 4월 횡령·배임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구속된 이후에도 국회의원 수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구속된 이후에도 국회의원 수당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22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달 18일과 지난달 20일 두 차례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기준’에 따라 수당을 지급받았다.

이 의원이 받은 수당은 수당(약 756만원)과 입법활동비(약 313만원) 등 매월 1070여만원이다. 여기에 상임위·본회의 참석 때 지급하는 특별활동비(약 78만원)도 일정 부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직무상 상해나 사망 외에 수당 지급을 제한하는 사유가 따로 없는 경우 이 의원은 계속 수당을 받을 수 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특정 경우를 제외하고) 현직 의원에게 고정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사유는 현행법에 없다”며 “관련 법률에 따라 이 의원에게 수당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이 의원은 구속 중에도 매월 1000만원이 넘는 수당을 받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국회의원인 이상직과 그 보좌진들에 대한 세비 반납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돼 눈길을 끌었다.

청원인은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무려 1년 3개월 동안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했고 대출조차 막혀 있는 상태”라며 “그런데 교도소에 있는 이상직에게는 국회의원 세비가 꼬박꼬박 지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구속 이후 국회에 제대로 등원하지 않는 이 의원의 보좌진들에게도 급여가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며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삶을 파탄으로 몰고 간 범죄로 교도소에 수감됐는데도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국민의 혈세인 세비를 계속 지급받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구속 후 확정판결 시까지 수당 지급을 멈춰야 한다”라며 “구속 중인 국회의원에게 혈세를 지급할 수 없도록 관련법의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544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신의 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105억원에 넘겨 439억원의 손해를 회사에 입힌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는 재판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