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형수 기자
2018.02.13 16:06:24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유전자가위 개발업체 툴젠 주가가 올 들어 빠르게 상승했다. 툴젠은 시가총액 9000억원을 넘어서며 코넥스 시장 내 부동의 시가총액 상위 1위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툴젠 주가는 지난해 말 5만7700원에서 14만5100원으로 151.5%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9280억원으로 불었다.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준비하는 동안 주가가 급등한 엔지켐생명과학 시가총액 5840억원을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기관 투자가는 올 들어 3만 8000주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고 외국인은 매매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가 꾸준하게 사들이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툴젠은 유전자가위를 개발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는 살아 있는 세포나 장기에서 유전자를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편집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다. 불량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유용한 유전자를 도입할 수 있다. 또 유전자를 변형하거나 유전정보를 복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항암면역 세포치료제를 비롯해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코넥스 상장사인 툴젠이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가 감염병 질환과 만성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 연구도 허용하기로 하면서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툴젠은 국내에서 유전자가위와 유전자가위를 적용한 생명체를 제작ㆍ판매하는 유일한 업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생명윤리법 47조 1항에 따르면 유전자 치료 연구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장애를 불러일으키는 질병이면서 치료법이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허용한다”며 “정부는 유전자 치료 연구 허용범위를 확대하고 예외적인 금지사항만 규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업체와 유전자 편집업체 등이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이 연구원은 판단했다.
정부는 빠르게 성장하는 유전자 치료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뒤처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세계 각국에서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치료 임상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가장 발전한 유전자가위 기술은 3세대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다. 3세대 유전자가위기술은 사업화 초기 단계로 아직 시장이 연구용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크리스퍼 가위 원천 특허를 보유한 툴젠은 앞으로 치료용 시장으로 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