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던 건설株, 이달들어 15% 급락…왜?

by김용갑 기자
2016.05.19 17:53:50

KRX건설업종 지수, 19일 3.41% 하락…업종하락률 1위
삼성물산의 카타르 지하철 공사계약 해지로 투심 냉각
주요 건설사 미청구 공사금액 공개되며 우려 확대

자료 :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김용갑 기자] 이달 들어 건설업종의 주가 하락이 심상치 않다. 전문가들은 주요 건설사의 미청구 공사금액이 공개되면서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9일 삼성물산의 카타르 지하철 공사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업종 전반으로 우려가 확산된 모습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RX 건설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 15%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이날만 3.4% 하락하며 업종하락률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삼성물산(028260)의 카타르 지하철공사 계약 해지 소식이 업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은 전날 공시를 통해 발주처인 카타르 철도공사가 지난 4일 카타르 메트로 프로젝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해지 금액은 7934억원 규모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건설사에 문제가 됐던 것은 플랜트 분야로 토목 분야에선 잡음이 없었다”며 “그런데 토목 분야에서 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49%(5500원) 내린 11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토목 비중이 높은 현대건설(000720)과 대우건설(047040)도 각각 5.20%, 4.58% 하락했다.



1분기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미청구 공사금액이 공개된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미청구 공사금액은 건설사가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했지만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대금을 뜻한다. 미청구 공사금액이 쌓이면 추가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건설사별로 보면 현대건설의 미청구 공사금액은 연결기준 4조2354억원으로 건설사 중 가장 많았다. GS건설(006360)(2조2595억원), 대우건설(2조1447억원), 삼성물산 (1조641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에 미청구 공사금액이 공개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강승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청구 공사금액이 매출액의 15~25% 수준이면 정상 범위”라며 “국내 주요 건설사의 미청구 공사 규모를 볼 때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청구 공사금액 이슈는 지난해 4분기에 해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