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소수의견` 조희대 대법관 퇴임…김명수 대법원 '진보색' 짙어지나

by남궁민관 기자
2020.03.03 16:22:56

3일 임기만료로 법원 떠나…4일 노태악 대법관 취임
판결마다 ''보수성향'' 유지하며 ''소수의견'' 유명세
대법관 14명 중 10명,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
대법 전합 과반 7명 김명수 대법원장 인물로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대표적 보수 성향인 조희대 대법관이 3일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진보 색채가 더욱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대법관의 퇴임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구성하는 13명의 대법관 중 과반인 7명이 진보 성향의 김 대법원장이 제청한 인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이날 퇴임한 조 대법관 후임으로 노태악 대법관이 4일 취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라 퇴임식과 취임식 없이 교체될 예정이다.

경북 경주 출신인 조 대법관은 법조계에서 유명한 원칙론자로 꼽히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다수의견에도 보수적 견해를 굽히지 않아 `미스터 소수의견`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희대 대법관이 올해 1월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장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간담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 대법관은 지난해 11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을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에 대한 제재가 정당하다는 의견을 냈고, 앞서 2018년 11월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 “병역거부와 관련된 진정한 양심의 존재를 심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 체제의 진보 성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 대법관의 취임에 따라 현재 14명(조재연 법원행정처장 포함)의 대법관 중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수는 10명이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대법관으로는 권순일(임기만료 2020년 9월)·박상옥(2021년 5월)·이기택(2021년 9월)·김재형(2022년 9월) 대법관 등 4명이 남게 되며, 이 가운데 3명도 현 정부에서 임기가 만료된다.

김 대법원장 체제 역시 확고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대법관 13명 중 7명이 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임명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민감한 사건은 물론 기존 판례를 뒤집거나 새로운 판례를 만드는 전원합의체가 향후 진보적 판단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김 대법원장은 법조계에서 진보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판사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자 비슷한 성향의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회장이기도 하다.

박정화·노정희 대법관 역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며 노 대법관은 변호사 시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김상환 대법관 역시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노동·인권 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널리 알려진 김선수 대법관은 민변 회장은 물론 참여정부 시절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기획추진단 단장으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