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한신평 "자동차·유통·신용카드 등 전망 `흐림`"
by이후섭 기자
2019.01.24 15:02:00
올해 산업전망 어두워…메모리 반도체만 `우호적`
5개업종 등급전망 전년대비↓…"긍정적 전망 없어"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올해 국내 경기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하향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업종 내 경쟁심화와 정부규제, 투자부담 등으로 사업환경이 그다지 밝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의 사업환경만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유통, 신용카드 업종의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됐다.
한국신용평가는 24일 서울에서 `2019년 국내 주요산업 전망`을 주제로 미디어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최형욱 한신평 평가정책실장은 지난해 신용등급 변동현황에 대해 “지난해 업다운 레이쇼(등급 하향대비 상향 배율)가 크게 개선되는 등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끝나고 안정화되고 있다”면서도 “이달 신용등급 전망은 균형 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비우호적인 산업 전망을 감안하면 `부정적` 우위로 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경기도 성장 둔화세를 보일 전망이다. 최 실장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민간소비는 정체되고 수출은 둔화되며 설비투자도 부진할 것”이라며 “경기민감 업종의 장기 변동성 및 차별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한신평은 총 24개 산업 중 올해 건설, 철강 등 9개 산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봤다. 메모리 반도체만 유일하게 우호적인 산업 전망이 제시됐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전방제품 단위당 메모리 채용량 증가, 수요저변 확대로 꾸준한 수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원종현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여전히 수급환경이 유리하고 과점구도가 확고하게 형성돼 있어 단기적으로 낮아진 가격협상력을 회복하면서 차별화된 영업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등급 측면에서는 올해 긍정적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없었다.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유통, 신용카드 등 4개 업종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선, 호텔·면세는 전년대비 등급 전망이 개선된 반면 디스플레이, 신용카드, 석유화학 등 5개는 저하됐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글로벌 자동차 수요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 여부가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완성차업체는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이렇다할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경쟁 심화와 비용부담 증가로 수익성 개선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송민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변화는 새로운 참여자에게는 기회요인이지만, 기존 완성차업체 입장에서 투자부담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요인”이라며 “미국 관세부과가 현실화되면 부품업체로 파급효과가 확산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풍부한 유동성으로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익창출력 회복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힌다.
유통은 소비 저성장, 정부규제 등의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백화점의 성장은 정체되고, 온라인·편의점은 고성장을 이어가는 등 업태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은 투자부담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유통업 전반적인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체별 영업 및 재무 대응전략에 따라 신용도 하방압력은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익률 방어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올해 가맹점 수수료수익 감소 규모는 1조원으로 추산된다. 연간 6조원에 달하는 마케팅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하락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서비스 만족도 하락과 카드 사용유인 감소로 이어져 실적과 영업기반 안정성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여윤기 선임연구원은 “마케팅비용의 약 30%를 축소할 경우 산술적으로 이번 수수료 인하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마케팅비용이 카드사의 고객기반 확보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고려하면 급격하게 축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충분한 회원 기반을 확보한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는 회원 확보가 충분하지 않아 마케팅비용 절감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