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형수 기자
2016.09.08 16:36:20
기관 지난달 1일 이후로 코스닥서 1.1조 순매도
기관 엄선한 투자 종목 20개 중 3개 빼고 모두 손실
외국인 솔브레인 바텍 로엔 등 7~9% 평가손실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지난달 이후로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투자 전문가인 기관 투자가와 외국인의 수익률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부터 주로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대다수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로 코스닥 지수는 5.5% 하락했다. 이 기간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1조1333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도 1조6000억원이 넘는 순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차이를 고려했을 때 포트폴리오에서 중·소형주 비중을 급하게 축소했다.
기관은 전반적으로 중·소형주 비중을 낮춘 가운데 셀트리온 씨젠 등 바이오 업체와 AP시스템 비아트론 이녹스 등 정보기술(IT) 장비업체 지분을 늘렸다.
펀드 환매 요구가 이어지면서 매수 여력이 크지 않은 기관은 심사숙고해 투자 대상을 골랐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기관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수익을 낸 상장사는 아미코젠 모두투어 케이맥 등 3개 종목에 불과하다.
기관은 지난달 1일부터 셀트리온 주식을 384억원어치 사들였다. 주당 평균 매수 가격은 10만9374원으로 현재가 10만9000원보다 높다. 코스닥 지수 대비 10.2%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셀트리온 투자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 다음으로 많이 산 AP시스템과 비아트론으로는 약 5~6%대 평가손실률을 기록했다. 이녹스 아바코 인터플렉스 등 IT주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은 그나마 성적이 기관보다 양호했다. 984억원 어치 사들인 휴젤이 평균 매수가 대비 13% 가까이 오른 덕분이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수익을 내는 상장사도 유진테크 컴투스 CJ E&M 비에이치 바이로메드 등 6개로 집계됐다.
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것이지 절대적인 수준은 기대치에 못미친다. 200억원가량 사들인 바텍과 로엔이 9% 이상 손실을 기록 중이고 솔브레인 씨젠 등도 매수평균 대비 7%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라는 외국인과 기관도 수익을 못 내는 시장에서 개인은 반대 매매를 걱정해야 할 수준까지 손실이 크다.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홈캐스트를 제외한 19개 종목이 손실을 기록 중이다.
개인은 사드 여파로 급락한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신규 상장주를 주로 사들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에스엠을 각각 646억원, 448억원 순매수했다. 나름 저가 매수 전략이었지만 수익은 나지 않고 있다. 신규 상장주인 헝셩그룹과 에코마케팅도 개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에코마케팅은 30%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투자자의 무덤인 된 원인으로 수급 불균형을 꼽았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추석을 앞두고 수급 측면에서 공백이 발생했다”며 “코스닥보다는 유가증권 상장사를 선호하고 성장주보다 낙폭과대주로 시장 흐름이 바뀌면서 IT, 바이오 업종이 상대적으로 소외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