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윤지 기자
2025.06.24 16:27:27
'마가' 지지자 비판에도 이란 공습 강행
궁지 몰린 이란 휴전 택하며 외교 성과로
트럼프 내편 공들인 네타냐후, '찐'수혜자로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이 거의 동시에 내게 접근해 평화를 거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후(미 동부시간 기준 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극적으로 이끌어내며 ‘평화 중재자’로 거듭났다. 그는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3단계 종전안’을 제시하면서 “24시간이 지나면 전 세계는 ‘12일 전쟁’의 공식 종료를 경축할 것”이라고 자축했다. 그는 다음날인 24일 새벽 1시께 휴전이 발효된 것을 알리면서 “위반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봉합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이란 도박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힘을 통한 평화’ 아래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이 휴전을 택하면서 ‘평화 중재자’라는 성과도 거뒀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 장기화가 우려됐던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의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 다른 나라들의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그의 공약을 지지하는 우파 성향 지지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휴전 합의가 성공을 거둔다면 이런 비판을 잠재우고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주장하는 ‘평화 중재자’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취임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을 종지부 찍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화 가능성과 미사일 전력 강화를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시작했다. 이후 양국의 무력 충돌이 지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개입을 시사했고, 지난 21일 미국은 벙커버스터(GBU-57) 14발과 B-2 스텔스 폭격기 7대를 동원해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공습했다.
이틀 후인 이날 이란은 카타르의 미군 기지에 탄도 미사일 14발을 발사하면서 보복에 나섰으나 외교 채널을 통해 사전에 해당 계획을 미국과 카타르에 공지해 기지 내 인력과 군사 자산 모두 대피시키면서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란의 “약한 대응”이라고 평가하면서 “거의 피해가 없다는 점에서 기쁘다”며 이례적으로 이란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란 입장에선 이스라엘과의 충돌로 탄도 미사일 등 군수품 상당수를 소진하거나 타격을 입은 데다 미국으로부터 군사적 타격까지 당해 현실적인 ‘보복 카드’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안도 거론됐지만 이란 경제 또한 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어 자충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도 미국의 이란 공습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날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단 한 명의 미군 사상자도 없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란은 1주일 전만 해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는 수준에 다가갔지만 지금 그들이 가진 장비로는 더이상 핵무기를 만들 수 없다”며 “미국이 그것을 파괴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밴스 부통령은 “이는 우리가 이제 이란, 이스라엘과 미래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우리가 이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에 그들이 그 프로그램을 재건하려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미국이 개입해 군사력으로 핵 프로그램까지 제거하면서 그 결과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휴전을 성사시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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