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의 기자
2025.03.17 18:30:27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에 권재열 교수
지난달까지 국민연금 수책위원으로 활동
이해상충 문제에 의결권 행사 포기하자 의견 나와
"패싱·기권시 나쁜 선례…기업 악용할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고려아연(010130)이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과반 확보를 놓고 표대결을 펼칠 예정인 가운데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에서 내홍이 일고 있다. 고려아연이 이번 주총 사외이사 후보로 불과 지난달까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이었던 인사를 올렸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이해상충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의결권 행사를 포기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민연금이 논의 자체를 회피하거나 의결권을 포기(기권)하는 경우 책임투자 원칙을 훼손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고려아연은 오는 28일 정기 주총 이사 후보로 최대 8명의 인사를 추천했다. 이사 수 상한 유지를 전제한 추천 인사는 5인, 이사회 비대화를 막기 위한 의안이 먼저 부결될 경우를 전제로는 8인이다.
문제는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군에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 전문위원을 맡았던 인사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고려아연 측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 교수는 불과 지난달까지 3년간 수책위원을 맡았던 인사다. 고려아연 측에서는 권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영입할 경우 국민연금 표심을 우호적인 방향으로 끌어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 등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판단하기 곤란하거나 주요 쟁점이 있는 안건은 수책위로 안건을 올려 논의한다. 그동안 고려아연 건 역시 투자위원회가 아닌 수책위에서 의결권 행사를 결정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