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 이다지, 역사왜곡 논란에 "혼란 여지 있으면 철회"
by박지혜 기자
2019.07.24 15:43:0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 개봉을 앞두고 훈민정음 창제에 대해 설명한 한국사 스타강사 이다지가 역사 지식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논란이 일자 입장을 밝혔다.
이다지 강사는 24일 오후 인스타그램에 “현재 ‘나랏말싸미’ 영화와 관련된 영상에 대해 피드백을 드린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 강사는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된 여러 학설 중 신미대사의 참여 부분에 대한 학설 및 소헌왕후와 세종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지식에 대한 소개 영상’으로 의뢰를 받고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는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저는 공신력 있는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강사로서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로 영상 삭제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더욱 신뢰를 줄 수 있는 강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이다지 영화 ‘나랏말싸미’ 관련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
|
앞서 이 강사는 ‘나랏말싸미’ 측이 공개한 영상에서 “훈민정음을 정말 ‘세종대왕’께서 혼자 만드셨을까요?”라며 ‘세종대왕 단독 창제설’, ‘집현전 학자들과 공동 창제설’, ‘제3의 인물 협력 창제설’에 대해 소개했다.
이 가운데 그는 ‘훈민정음 공동 창제설 측 주장’을 전하며 “아무리 ‘세종’ 천재셔도 문자 만드는 게 무슨 학교 수행평가도 아니고 어떻게 혼자서 만드셨겠느냐”며 “비밀 프로젝트를 이끌어갔을 핵심인물로 계속 거론되는 사람이 바로 ‘신미대사’이다”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신미대사는 무려 5개 국어에 능통했다”라는 점과 “유교의 나라에서 ‘세종’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굉장히 아꼈던 승려가 ‘신미’였다. 세종은 죽기 전에 신미에게 ‘우국이세 혜각존자’라는 시호를 내리기로 결정했다”라는 점 등을 들었다.
이 강사는 우국이세가 ‘나라를 돕고 세상을 이롭게 한’이라는 뜻의 표현이라며 “거의 전쟁 영웅한테 줄만한 최고의 칭찬 아닌가. 이 정도의 칭호를 유학자도 아닌 승려에게 내리려 했다는 건 아마도 훈민정음 창제의 공로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역사 왜곡 여지가 있다”, “역사 강의와 홍보 영상을 헷갈린 것 같다”, “학생들이 보고 오해할까 걱정된다”, “신미스님은 한글 창제와 연관이 없고 보급 역할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이다지의 설명은 일종의 ‘설’일뿐 아닌가”, “영화랑 강사의 강의는 다르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다지는 현재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나랏말싸미’는 한글을 만든 세종과 창제 과정에 함께했으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배우 송강호, 박해일, 고(故) 전미선 등이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