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 신사업 또 무산, 쉰들러에 '발목'

by정태선 기자
2014.03.28 19:10:24

쉰들러 반대로 정관변경 부결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추진하려는 신사업이 2대 주주인 다국적 승강기업체 쉰들러 홀딩 AG의 반대로 또다시 무산됐다.

현대엘리베이터(017800)는 포장공사업, 친환경·에너지 관련 사업, 산업용 로봇 제조판매업으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정관 변경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는 28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 건을 안건으로 올렸지만, 쉰들러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해도 포장공사업을 추가하려다 쉰들러 반대에 가로막혔다. 정관변경은 특별결의 사안이라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주총에는 정관 일부 변경을 포함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등 5개 안건이 상정됐다. 쉰들러 대리인은 사외이사·감사 선임 건에 기권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김호진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상무를 사내이사로, 박의명 삼성증권 상임고문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으며, 이사 보수한도액은 48억 원으로 변동 없이 유지됐다.

최대주주인 현대그룹 측이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사주(8.5%)를 포함해 48.6%였으며, 쉰들러는 30.9%다. 현재 쉰들러 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최근 실시한 1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불참해 21%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현대그룹 측은 47.2%로 소폭 줄었다.

한편 쉰들러는 2006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를 인수하려다 실패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 보유 지분 등을 매집해 2대 주주가 됐다. 한때 현대그룹과 협력관계를 유지했었지만, 2011년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한편 유상증자에 반대하는 등 각종 소송을 제기하면서 그룹 측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에 관해 적대적 인수합병(M&A) 의사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현대 측은 쉰들러가 경영권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