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진술 확인절차를 회유로 둔갑"…野, 707단장 성토

by한광범 기자
2025.02.18 17:44:56

707단장, 곽종근 자수서·국방위 표현 차이에 회유 의혹
곽종근 "자수서 표현 순화…정확한 표현으로 바꿔" 반박
박범계 "피의자 조사받은 707단장, ''국힘 역회유'' 의심"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관 707특수임무단장(대령)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김현태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대령)이 17일 국회에 출석해 여당 의원들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회유설’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성토했다.

김 단장에 의해 곽 전 사령관 회유 당사자로 지목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김 단장에게 묻는다. 곽 전 사령관의 답변 취지가 달라졌나”며 김 단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김 단장은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점심시간 만남에 대해 “곽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 지시에 대해) 한 번 얘기하고 박 의원이 노란 종이에 이를 메모했다. 박 의원이 이후 ‘다시 말하라’고 했고, 곽 전 사령관이 말하자 ‘아까 말한 것과 다르지 않냐’고 해서 박 의원 메모 중심으로 대화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지극히 당연한 확인 과정이다. 진술의 일관성 유지 차원이라는 것도 이해 못하나”고 반문했다.

김 단장은 곽 전 사령관이 12월 9일 검찰에 낸 자수서에서 윤 대통령 지시에 대해 ‘아직 국회 내에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거 같다. 국회 안으로 빨리 들어가서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 빨리 데리고 나와라’고 적시해 국방위에서 언급했던 ‘국회의원’, ‘문을 부수고’, ‘끄집어내라’는 표현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곽 전 사령관이 국방위에서 윤 대통령 지시에 대해 “의결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거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을 끄집어내라”고 밝힌 배경엔 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의 회유나 진술 연습이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은 지난 14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해명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박 의원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표현은 그대로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해서 제가 자수서 작성 시 언어를 순화해서 표현했던 부분을 수정했다”며 “그것은 ‘열고→부수고’, ‘이탈시킬 것→끄집어내라’로 당시 대통령님의 말씀을 기억에 기초해 수정했다”며 김 단장 주장을 일축한 것.

지난해 12월 10일 국방위원회 중식을 위한 정회 도중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윤석열 대통령 전화 지시’ 관련 양심고백을 이끌어낸 박범계 의원과 곽 전 사령관, 김현태 707특임단장 면담 모습. 김 단장은 이 자리에서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의원은 김 단장이 회유 관련 입장이 뒤바뀐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김 단장은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회유 의혹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 결론은 사령관 하고 대화 내용을 맞춘 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17일 국방위에선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으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은 본인 의지로 사실을 말씀한다고 했으나 왜곡됐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바꿨다.

박 의원은 일부 여당 의원들이 김 단장에 대한 선처 필요성을 언급한 점을 지적하며 “성일종 국방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역회유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는 “김 단장은 최근 형사입건돼 두 차례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김 단장이 ‘박 의원이 삼성전자 부회장 전속변호사를 연결해 주겠다고도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그저 황당하다”고 일축했다. 당시 면담에 함께 했던 부승찬 의원도 “재벌 변호사 나 좀 소개시켜주라. 없는 기억 만들어 내 군복 더럽히지 말고”라고 비꼬았다.

지난해 12월 6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방송에 곽 전 사령관의 양심고백을 이끌어낸 것과 관련해 여당이 ‘회유 및 답변 연습’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김병주 의원은 “예상 질문 몇 개 주는 것이 회유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여기 출연하기 위해 저도 어제 예상 질문을 받았다. 그럼 KBS가 저를 회유한 것이냐”며 “여당이 그런 엉터리 같은 것을 회유라는 프레임을 씌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 단장과의 면담 후 회유설을 처음 제기했던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어제 울먹이는 김 단장 모습을 보고도 ‘진술이 180도 바뀌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할 수 있느냐”며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를 이끄는 김 단장이 눈물까지 삼키며 한 진심 어린 호소를 폄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