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인기 어디까지?…역대급 실적 찍고 신기록 쓴다

by오희나 기자
2025.01.06 17:25:27

지난해 K라면 수출액 12.4억달러…전년비 31% 성장
삼양식품, 농심 등 수출 인프라 확대 시동
"올해도 수출 호조 전망…글로벌 수요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K컬처 물결을 타고 지난해 한국 라면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식품업계는 ‘신라면’, ‘불닭볶음면’ 등 검증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현지 입맛을 공략, 신기록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6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TRASS)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12억 4850만 달러로, 전년도 9억 5240만 달러 대비 31.1% 성장했다. 이미 지난해 10월 누적 수출 금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2023년 수준을 넘어섰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향 수출은 2억 16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했고, 유럽 주요 5개국 수출도 1억 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했다. 기존 K라면의 인기 지역인 동남아·중국 시장에서도 각각 22%, 2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K라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삼양식품과 농심 등 주요 라면업체들은 현지 법인·생산 라인 확대 등 글로벌 영토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해 10월 미국 제2공장 라인을 증설해 미국 시장의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녹산공장 부지에 신규 공장을 건립해 수출 전용 라면을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시장에 선보인 신제품 ‘신라면 툼바’의 판매량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오는 5월 밀양 2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특히 밀양 2공장은 정밀 생산라인으로 꾸려져 오리지널 불닭볶음면 외에도 까르보나라불닭, 치즈불닭 등 수출 상품 다각화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삼양식품은 지난해 네덜란드 법인을 설립하고 유럽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중국에 첫 해외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현지 수요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생산량 증대, 해외 공장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제품생산 역량을 증대시킬 계획”이라며 “밀양 제2공장 완공 및 가동을 본격화하면 국내 연간 면류 생산능력은 기존 18억개에서 24억개로 향상될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내수 시장이 한계에 부딪힌 만큼 라면업계가 수출 확대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한 만큼 저변을 확대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한 정치적 상황과 고환율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수출 호조세가 기대된다”면서 “다만 정치적 상황이 국가 신뢰도를 낮추고 있고 환율 부분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등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