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상업용 부동산 이대로면 결국”…우리금융, 리스크 가이드 마련

by이건엄 기자
2024.09.11 20:50:39

이사회서 미주 크레딧 위험 관리 계획안 가결
북미 상업용 부동산 위기 지속에 대응책 일환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미주지역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고조되면서 위험 관리에 필요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금융권이 투자한 북미 상업용 부동산에서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연초부터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투자에 대한 감시에 고삐를 죄고 있는 만큼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이 리스크 관리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미주지역 크레딧 리스크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계획안 윤곽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안건을 가결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금융의 이같은 조치는 현재진행형인 북미 상업용 부동산 위기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북미 지역에서는 코로나 엔데믹(endemic·일상적 유행) 이후에도 재택근무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오피스 공실을 해소하지 못하는 상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금리 인상과 경제 성장 둔화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금융권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은 미국의 오피스와 공동주택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내년 말까지 만기인 부채 규모를 1조 5000억 달러(약 2008조 원)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4분의 1은 차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해외 부동산에 2조원 이상 투자한 우리금융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해외 부동산 투자원금은 2조1391억원에 달한다. 대출 채권 외 투자금액은 4305억원으로 20.1%를 차지했다. 이미 우리금융의 투자원금 대비 평가 가치는 마이너스(-) 5%로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여기에 해외 부동산에 대한 금융 당국의 감시 강화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부터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은행권 대체투자 모니터링을 위해 업무보고서에 관련 서식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금융권 대체투자 내역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했다. 조사 대상에는 은행과 보험, 증권,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모든 금융사가 포함됐다.

한편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 규모는 55조 8000억원으로 이 중 북미가 35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