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콜옵션 최종 행사…韓 CDS 프리미엄 축소, 채권 가격 반등"

by이윤화 기자
2022.11.09 16:34:05

흥국생명 콜옵션 행사, 금융 시장 불안 완화
"신종자본증권 매도세 완화 할 것으로 기대"
투자자 신뢰 훼손 대응책, 정책 방향 중요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흥국생명이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을 행사하기로 발표한 지난 7일 이후 우리나라 대외 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외화채권 시장에서 채권 가격이 반등했단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9일 국제금융센터 자본시장부가 발표한 ‘흥국생명 콜옵션 행사 관련한 시장반응 점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CDS프리미엄은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발표가 난 두 이달 1일 68.8bp(1bp=0.01%포인트)에서 3일 74.9bp까지 급등했지만, 7일 다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하면서 하루 뒤인 8일 61.2bp로 하락했다. 이는 10월 20일(61.6bp)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에도 지난 4일에서 8일 기준 변화를 보면 신한은행(73bp→ 67bp), 우리은행(77bp→69bp), 하나은행(77bp→66bp), 국민은행(75bp→ 67bp) 등의 CDS프리미엄이 빠르게 빠르게 하락하며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다.



국내은행,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가격도 흥국생명의 콜옵션 행사 발표 이후 빠르게 올랐다. 흥국생명 채권가격은 6일 72달러에서 7일 97.5달러로 급등했고, 9일 100달러에 상환했다.



블룸버그는 “흥국생명 콜옵션 행사 결정은 한국계 은행들의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한 매도세를 완화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 은행들의 자본 건전성이 양호해 향후 콜옵션들의 행사는 문제없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평가를 종합해봐도 흥국생명 사태로 확대되었던 우리나라 외화채권 유통 가산금리는 대부분 빠르게 정상화됐으며, 향후 다른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에 대한 불확실성은 일부 있지만 선순위 채권 등으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국금센터 측은 “흥국생명의 콜옵션 행사가 가능했던 이유가 당국의 보험업 규제 완화가 아니라 관계사의 자본 확충을 통한 승인 요건 충족인 만큼 규제 당국에 대한 신뢰는 유지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흥국생명의 콜 결정의 번복은 우리나라 발행사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투자자 신뢰를 일부 손상된 부분은 있어 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의 최종적 콜행사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과정 상의 혼선으로 투자자들은 당분간 국내 보험사 채권 투자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 자금시장에 대해 정부의 일회성 지원책이 아닌 지속 가능한 지원책 및 정책 방향성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남아 있는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키고 투자자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내년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단기적인 시장변동은 흥국생명의 콜옵션 행사로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보이나, 국내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 개선이 필요하고 투자자에 대한 신뢰 제공 여부가 내년 발행여건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