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 6주만에 ‘중단’
by박철근 기자
2021.12.15 19:19:15
수도권 사적모임 인원제한 4인·영업시간 22시 제한 유력
신규확진자·위중증 환자 폭증에 의료대응체계 ‘한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α’ 조치 주장도
[이데일리 박철근 박경훈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신규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사상 최다치를 기록하면서 결국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키로 했다.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한 지 6주 만의 조치다.
김부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국무총리)는 15일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현 방역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키로 함에 따라 사적모임 인원기준을 최대 4명으로 제한하고 다중이용시설 등의 영업시간도 오후 10시로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의 경우 사적모임 인원제한 기준을 2명, 영업시간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보다 수위가 높은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16일 중대본회의를 개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방안을 확정 발표한다. 시기는 오는 20일부터 내달 2일까지 2주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 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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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로 전환을 결정한 데에는 각종 방역조치 강화에도 불구하고 방역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7850명, 위중증 환자는 964명으로 또 다시 사상 최다치를 경신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지난달 1일 신규확진자는 1686명, 위중증 환자 343명과 비교하면 각각 약 4.7배, 2.8배나 늘었다.
중환자 병상은 이미 위험단계인 가동률 75%를 넘어선 지 오래다. 14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은 1298개 가운데 1056개를 사용하고 있어 가동률이 81.4%를 기록했다. 신규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집중된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서울 89.2%(371개 중 331개 사용), 인천 87.1%(85개 중 74개), 경기 83.5%(381개중 318개) 등으로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중환자 병상의 경우 이미 각 의료기관이 보유한 중환자 병상 중 40~50%를 코로나19 환자에 할애해 사용 중이다.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을 늘리다가는 다른 중환자를 수용할 수 없어 2차 의료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감염재생산지수도 지난주 1.23으로 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해 이달 말이면 신규확진자는 1만명에 육박하고 다음달에는 2만명까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유행 규모 증가 속도나 고령층 비중, 위중증 환자 등 방역지표 악화 상황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상황이 호전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지는 않다”며 거리두기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는 있으나, 상황이 호전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중지를 공식화함에 따라 향후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지난 10월말까지 적용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보면 수도권은 시간에 관계없이 최대 8인(미접종자 4명 포함), 비수도권은 10인(미접종자 4명 포함)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했다.
하지만 2차 접종률은 이미 80%를 넘어섰다. 또 최근 2주간 사망자 228명 중 절반 이상인 123명이 미접종자인 점을 고려할 때 미접종자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권역 구분 없이 사적모임 기준을 4인까지로 제한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중이용시설 등의 영업시간 제한도 불가피해졌다. 현재 정부는 22시와 24시를 두고 고심 중인 가운데 22시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흥주점과 클럽, 헌팅포차 등은 집합금지 가능성이 높고 종교시설도 최소한의 인원만 대면 참석이 가능한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전문가들은 좀 더 수위가 높은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식당·카페 등 영업시설만 제한해야 할 게 아니고 오후 6시 이후 종교·체육 시설 등을 포함해 모든 경제사회 활동을 2주간 중단해야 한다”며 “2주 안에 유행확산 기미가 진정되고 난 후 다시 일상회복을 논의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나라도 방역을 ‘풀었다, 강화했다’를 반복한다”며 “오히려 우리는 강화시점이 너무 늦었다. 지난달 11월에는 일시적 멈춤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현재 감염경로가 밝혀지는 집단감염은 전체 감염의 20%밖에 안된다”며 “어디서 감염이 생기는 지를 모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꼴”이라며 식당·카페 영업제한을 비판했다. 이어 “거리두기 강화는 어쩔 수 없지만 향후 역학조사 인력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한 달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면 2조~3조원의 사회경제적 피해가 불가피 하지만 연 3000억원의 비용을 들여 보건소 인력을 2000~3000명 늘리면 하루 확진자 7000명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