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불과 3km' 애기봉, 성탄트리 설치 철회

by김용운 기자
2014.12.18 19:10:45

23일 성탄 트리 설치 취소
불필요한 오해 조성과 주민들 불안감으로 철회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김포 애기봉 성탄 트리 설치가 취소됐다.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대표회장과 홍재철 한기총 애기봉 등탑건립추진위원장은 18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주민들의 반대등을 고려, 애기봉 성탄 트리를 설치하거나 점등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10월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의 애기봉 전망대에 세운 높이 18m의 등탑을 철거했다. 북한과 3km 떨어진 애기봉 등탑은 철거 전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점등 논란을 빚었다. 북한은 등탑이 대북 선전시설물이라고 주장하며 철거를 요구해왔고 2010년에는 포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또한 불교 등 타 종교와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으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시설물이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방부의 철거후 한기총 등 기독교 단체에서는 철거 자리에 성탄 트리 설치를 요청했고 결국 국방부는 지난 2일 종교활동 보장 차원에서 임시 성탄 트리 설치를 허용했다. 한기총은 23일 성탄 트리 점등식을 예고했으나 이를 두고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며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김포시 역시 한기총에 트리와 등탑 등 시설물 설치 재고를 요청했다.

홍 위원장은 “순수하게 평화와 사랑을 위한 기독교의 행사로서 이해해줄 것을 요구했으며 한국 교회는 평화의 탑을 재건해 참된 평화가 이 땅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했다”고 성탄 트리 설치 추진 배경을 밝혔다.

홍 위원장은 이어 “그러나 이러한 순수한 의도와 동기에도 ‘애기봉 성탄 트리’가 남북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내부로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일으킨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게 됐고 일부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단체들의 강한 반발로 주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게 됐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