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부담 왜 떠넘겨”…中 정부, 美 월마트 불러 따져

by이명철 기자
2025.03.12 16:18:35

CCTV “中 상무부, 전날 월마트 불러 구두 경고”
“미 대중 관세 인상 후 中업체에 가격 인하 요구”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정부가 미국 유통업체인 월마트 관계자들을 불러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른 부담을 전가하려 한다며 항의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월마트 간판이 걸려있다. (사진=AFP)


12일 중국 웨이보 계정 위위안탄톈은 한 게시글을 통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상무부와 관련 부서들이 지난 11일 월마트측을 ‘웨탄’(約談)했다고 주장했다.

위위안탄톈은 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TV(CCTV)가 운영하는 웨이보 계정이다.

여기서 말한 웨탄이란 중국 당국이 기업이나 기관, 개인 등을 불러 잘못을 시정 요구하는 구두경고 행위다. 외교적으로는 대사관을 부르는 초치와도 일정 부분 비슷한 점이 있다.

월마트가 웨탄을 당한 이유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담을 중국 공급업체와 중국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일부 중국 공급업체에 가격을 대폭 인하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계정은 전했다.

이는 월마트가 중국 기업에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라는 요청은 공급망 붕괴의 위험을 야기하고 중국과 미국 기업과 미국 소비자의 이익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계정은 주장했다.



또 월마트는 일시적으로 중국 공급업체에 가격 인하를 요청했는데 이는 상업 계약을 위반해 시장 거래의 정상적인 질서를 방해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부과한 일방적인 관세는 중국과 미국 기업에 타격을 입혔으며 중국과 미국 기업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월마트가 그렇게 하기를(중국 공급업체에 가격 인하를 요청하는 것) 고집한다면 월마트는 단순한 약속 이상의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월마트가 중국의 주방용품·의류 등 일부 공급업체들에게 가격을 최대 10% 낮춰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있는 월마트가 중국 업체에 가격 인하를 요청한 것은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에 따른 미국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는 시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에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했다.

월마트는 미국이 1차로 대중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을 때 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이달 관세율이 20%로 높아지자 공급 가격을 더 낮추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오르면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공급가격을 낮춰 전체 가격 상승분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중국측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