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비상경영체제 돌입…'시험대' 오른 정신아 리더십
by김가은 기자
2024.07.25 17:22:53
김범수 구속에 고육지책 펼치는 카카오
정신아 대표 중심 비상경영 체제 가동
AI 사업 확대, 카카오모빌리티 등 계열사 현안 산적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카카오 창업자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공백을 줄이기 위해 카카오(035720)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카카오가 이미 비상경영을 선언,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설립해 경영 쇄신 직업을 추진해온 가운데 김범수 위원장 구속으로 정신아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25일 카카오는 김범수 위원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카카오 대표가 한시적으로 경영쇄신위원장을 맡는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주재로 4시간 동안 그룹 협의회를 진행해 대내외 리스크 점검과 구체적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협의회에서 카카오는 매월 진행하던 그룹협의회를 주 1회 진행해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기민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각 계열사 별로 진행 중인 쇄신 및 상생 프로젝트들을 문제없이 진행해달라”며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IT업계 안팎에서 최대주주이자 최고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 부재로 카카오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와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지난달 AI 전담조직 카나나를 신설하고 카카오톡 등에서 연내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352820)의 경영권 인수를 막기 위해 하이브 공개 매수가인 주당 12만원보다 높이도록 SM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23일 새벽 구속된 데 이어 24일과 25일 각각 조사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검찰은 SM 인수전 당시 카카오가 전형적인 시세 조종에 나선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혐의 입증에 자신하는 모습이다.
|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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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카카오의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 주목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경쟁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카카오의 AI 역량을 인정하는 한편 AI 조직 통합 배경을 설명하고, 빠른 AI 서비스 출시를 자신한 바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 2분기 실적은 매출 2조426억원, 영업이익 1282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약 13% 가량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