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야권연대 안하면 호남은 전략적 선택?

by선상원 기자
2016.03.08 19:45:16

호남 유권자, 호남은 경쟁·비호남권은 더민주와 연대 원해
122석 수도권이 호남에 영향, 연대 거부시 지지 철회할 수도
연대해야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 유지하고 호남 승부 가능해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국민의당 돌풍의 진원지였던 호남권은 야권통합과 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호남 유권자들은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제안했던 야권 통합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새누리당 압승 저지를 위한 야권 연대, 비호남권 연대에는 대부분 공감했다. 국민의당이 야권 연대를 거부하면 호남권에서 지지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호남권에서의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율은 팽팽하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9일과 지난 2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45.0%, 더민주 28.1%, 국민의당 11.0%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라권에서는 더민주가 33.7%로 국민의당(33.4%)을 오차범위(±9.8%p) 내에서 다소 앞섰다.

바닥의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광주에서는 여전히 국민의당이 앞서고 전남은 더민주가 조금, 전북에서는 더민주가 많이 우세하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광주지역 한 인사는 “호남 전체로 보면 오차범위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닌데, 더민주 지지율이 조금 회복된 것으로 나온다. 광주는 아직 (국민의당 우세가) 변한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더민주 한 대의원은 “지지도가 비등비등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10% 정도 차이날 확률이 높다. 선거가 다가오면 올수록 더민주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두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야권연대 이슈에 따라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호남권 28석을 놓고 벌이는 승부도 야권연대 성사여부에 따라 달려있다는 관측이다. 지역 정치권은 호남 유권자들이 호남에서는 야권 경쟁체제를 반기지만, 비호남권에서는 연대를 통해 정권을 심판하고 새누리당 과반의석 확보 저지를 바란다고 분석했다.

광주지역 인사는 “통합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의외로 많다. 참 오랜만에 유권자들한테 선택권이 생겨났다. 어찌됐든 (호남에서) 경쟁구도가 되면서 당이 혁신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인재영입에서도 전문가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수권에 대한 희망도 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야 접전지역은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인사는 “비호남권인 중부권이나 수도권 이쪽은 (연대를) 해야죠. 그래야 이길 수 있죠. (새누리당의) 과반 저지도 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안철수는 정치생명 끝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호남 유권자들이 야권 연대, 수도권 연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전에는 호남이 수도권 야권 지지자에게 영향을 줬다면 지금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122석으로 늘어난 수도권 선거구를 새누리당이 석권하느냐 마느냐. 수도권 선거가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4자 구도로 치러지느냐. 수도권서 야권연대 흐름이 생기느냐에 따라 호남 유권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즉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의 석권이 확실시되면 호남 유권자들이 호남지역 선거구에서라도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민주 대의원은 “수도권서 어떤 흐름이 생기느냐에 따라 호남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만약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에게 전부 내주게 생겼다. 이런 상황이 악화되면 전략적인 투표로 갈 것이다. 호남에서는 마음에 안 들지만 (더민주를) 몰아줘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분위기가 생겨날 수 있다”고 봤다. 호남 정계 인사는 “(국민의당이 끝내 야권연대를 거부하면) 호남에서 먼저 지지를 철회할 것으로 본다. 연대 안해 야권이 쫄딱 망하게 생기면 (호남 유권자들이) 전략적으로 생각할 상황에 몰릴 수 있다. 투표할 때 몰아줄 수 있다”고 했다.

오히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야권연대를 하는 것이, 호남권에서 두 당의 지지율을 유지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김한길 선대위원장이 국민의당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 호남쪽에서 승부가 되게끔 하기 위해서 수도권 연대를 해야 한다는 말을 생략하고 새누리당 압승 저지를 위해서 한다.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인사는 “연대가 돼야 호남에서는 인물 보고 선택한다. 국민의당도 새누리당 반대편에 서 있고 더민주도 반대편에 서 있고 정의당도 반대편에 서 있다. (지지율이) 팽팽해져야 더 인물중심으로 선택이 되지 않겠냐. 이렇게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