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민 (사)청년과미래 대표 "청년들 목소리 제도권에 전달할 것"

by김은구 기자
2020.09.17 16:17:59

[청년의 날 기획 릴레이 인터뷰]②
"'청년의 날' 기념일, 청년에 대한 제도권의 인식전환 계기"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논의 더 활발해질 것"

전영민 (사)청년과미래 대표(사진=(사)청년과미래)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청년의 날’의 법정기념일 지정은 그 동안 청년을 ‘문제해결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던 제도권에서의 시각을 ‘문제해결의 주체’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전영민 (사)청년과미래 대표는 ‘청년의 날’이 오는 19일을 시작으로 매년 9월 셋째주 토요일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것에 대해 이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전영민 대표는 ‘청년의 날’의 법정기념일 지정을 추진해 온 청년과미래의 대표 겸 ㈜플래닝앤리서치와 한국청년신문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청년정책은 많은 예산이 소요됐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 있었다”며 “그동안 청년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데 있어 청년들의 요구와 목소리가 배제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한명 한명의 목소리는 작고 미약하지만 다수의 청년이라면 국회와 정부에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청년의 날을 통해 청년의 목소리를 제도권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청년과미래는 올해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청년의 날 법정기념일 지정의 결실을 봤다. 이와 맞물려 올해 4회째인 ‘대한민국 청년의 날 축제’가 10월 3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전혜숙, 홍준표 등 69명의 여·야 국회의원과 50여명의 사회 유명인사가 멘토위원으로 참여한다. 또 배우 박보람,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 등 23명의 홍보대사와 보물섬, 더블비 등 52명의 크리에이터 조직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제4회 청년의 날 축제는 (사)청년과미래가 주최하고 교육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이데일리 등 33개의 기관·단체가 후원 및 참여하며 KB국민은행과 플라이어스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전영민 대표 일문일답.

―청년의 날을 사단법인 청년과미래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준비해왔다. 왜 청년의 날 기념일을 주장하게 되었나.

△청년정책을 얘기할 때면 항상 따라오는 얘기가 있습니다. ‘사지 멀쩡한 청년이 무슨 지원을 받냐’, ‘청년문제는 일자리만 해결되면 다 되는 거니 청년들의 눈을 낮춰야 한다’, ‘청년만 지원해주고 왜 중년은 지원안해주냐’와 같은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계속 청년문제와 청년정책을 얘기하는 걸까요? 청년문제는 비단 청년이라는 세대, 20대와 30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 미래와도 연관돼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구조적 문제로 청년들의 삶은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고요. 이런 현실에서 청년 문제가 심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동반되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공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청년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만들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청년의 날이 달력에 찍힐 때 사람들은 청년의 날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청년들의 삶과 우리의 미래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고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청년의 날은 어떤 모습이고 어떤 콘텐츠를 담고 있나.

△말 그대로 청년들이 필요하고, 청년들이 원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1~3회까지 준비했었습니다. 청년들의 니즈는 매년 바뀌고, 청년들의 목소리는 더욱 발전되고 있어 이에 대한 흐름에 계속 발맞췄습니다.



매번 청년의 날을 개최하기 위한 기획에 앞서 정말 많은 청년들과 소통하고 얘기를 했습니다. 저도 청년이지만 다른 청년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청년들의 삶은 작년과 비교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청년들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소통하고 고민하고 연구해야만 했습니다.

우리 사회와 국가가 청년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세지를 청년들에게 주기 위해 ‘청년정책 홍보관’, ‘토크콘서트’ 등을 준비했었죠. 또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도권에 전달하기 위해 ‘청년정책경진대회’, ‘토크콘서트’, ‘토론회’ 등도 매년 더 발전시키면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청년들의 재미를 충족시키기 위해 ‘4차산업 체험관’, ‘플래시몹’, ‘페스티벌’, ‘크리에이터’ 등도 함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청년의 날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전국 청년 1500명과 함께 조직위를 구성했습니다. 청년의 날은 단순한 행사가 아닌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기획·운영하면서 만들어가는 청년주도적 축제입니다. 그만큼 청년들의 생각과 니즈를 파악해야 했죠. 청년의 날 기념일 지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이제는 진정으로 청년들의 삶과 우리의 미래를 빛내기 위한 2차 목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청년의 날은 청년뿐만 아니라 기성세대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세대 간 통합을 이뤄내려고 하죠. 약 70명의 여·야 멘토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교수, 협회장, 연구원, 기업도 자문위원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년문제는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모든 사회구성원이 함께 모여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청년의 날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청년기본법이 시행되고 청년의 날이 지정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주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

△가장 먼저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게 되고, 늘어난 사회적 관심으로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더 활발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한 예로 어린이날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어린이에 대한 인권, 어린이의 보호, 어린이의 미래에 대해 우리 사회는 그 어떤 고민도 하지 않았었죠. 하지만 어린이 날이 민들어진 후에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하게 되었나요? 청년문제는 비단 지금의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도 청년들의 삶은 위태로워 질 것이고 사회구성원은 위태로운 청년들의 삶을 옆에서 지탱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올해 청년의 날이 만들어져 앞으로 우리 사회가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점점 발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청년들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일자리를 예로 들면 청년정책은 청년들의 취업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일자리의 양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있기는 하지만 노동경직성과 정년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책의 효과는 단기적으로 그치게 될 뿐입니다. 또 청년임대주택의 경우 등 주거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년들의 주거를 위한 청년주거정책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많이 시행하고 있지만 청년들은 이런 정책을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사회구조적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청년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청년 정책은 청년달래기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청년의 날을 통해 실질적으로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정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청년의 날이 정치적 행사나 청년들을 위한 행사가 아닌 청년들의 니즈를 담고, 청년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는 하루가 될 시에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