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상표권 ‘출구전략’ 모색...더블스타와 협의 나선다

by노희준 기자
2017.06.21 16:15:59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금호’ 상표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구전략 모색에 나선다. 이른 시일안에 중국의 타이업체 더블스타와 직접적인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더블스타의 인수 의지와 ‘감내할 수 있는 추가 부담 수준’이 확인되면 이를 바탕으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측에 정식으로 수정안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다음달 중 상표권 문제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7월에는 결론을 봐야 할 것”이라며 “상표권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더블스타와 협의 절차를 곧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균 산업은행 구조1실장이 차이용선(柴永森) 더블스타 회장과의 직접 면담에 나서는 방안이 거론된다. 앞서 전날 채권단은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무산될 경우 박 회장에게 경영권 박탈 카드 등 ‘초강수 압박 카드’를 제시하는 동시에 금호산업 이사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촉구하면서 추가 협의에 나설 거라고 ‘뒷문’을 열어뒀다.

우선 더블스타의 매수 의지 확인이 채권단으로서는 관건이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연 매출액 0.2% 사용료, 5년간 의무사용 후 자유해지 등 당초 조건에서 상표권 허용이 되지 않으면 아무 불이익 없이 선행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다만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절차에 필요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신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는 아직 큰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결합신고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인수ㆍ합병(M&A), 주식취득, 공동설립시 경쟁 제한성 여부를 심사받는 것을 말한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인수의지가 확인되면 더블스타의 추가 부담 수용 한도와 추가 부담 완화 방안 타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똑같은 상표권 사용 제안을 금호산업에 했다”며 “금호산업 이사회도 ‘명분’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과 박 회장측간에는 상표권 사용료율(박 회장측 연매출 0.5%, 더블스타 0.2%)과 의무사용 기간(박 회장측 20년, 더블스타 5년)에서 차이가 있다. 사용료율 0.3%포인트차로 더블스타가 추가로 내야 하는 상표권 사용료는 연 87억원, 박 회장측 요구대로 20년 의무사용이라면 1740억원 규모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9550억원에 인수키로 했는데 이는 상표권 사용료로 0.2%를 내는 것을 가정한 것으로 요율이 0.5%로 높아지면 그만큼 인수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채권단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 지불하고 있는 이자를 깎아주는 방안으로 더블스타의 추가 부담을 완화해보자는 카드를 거론하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총 2조2000억원의 채권을 갖고 있고 금호타이어는 이자로 한해 1000억원을 채권단에 내고 있다. 이 금리를 조금 깎아주면 더블스타의 추가 비용은 보전해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채권단 회의에서 이런 ‘이자 보전’ 방안이 논의됐지만 더블스타의 인수의지 확인이 우선이라 심도있는 단계로 이어지지는 못 했다.

문제는 이 경우 박 회장측이 ‘헐값 매각’이나 ‘매각 대금 조정’ 등 불공정 이슈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박 회장도 매각 무산시 입을 현저한 불이익이 현실화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양측이 파국으로 치닫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회사를 어떻게 해야 살릴 수 있는지 양측이 고민해야 한다”며 “박 회장도 광주지역경제를 위해서라도 대승적 결단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 지원을 받을 수 없고, 현 유동성으로는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