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유진상가·인왕시장에 제2의 코엑스 만든다"[지자체장에게 듣는다]

by양희동 기자
2022.07.25 17:55:42

60여개 재건축·재개발 서울시와 협의해 신속 추진
서부선·강북횡단선 조기착공…'가좌역' 인천공항철도 정차
경의선 지하화로 지상 부지에 민자 유치 통한 개발

[이데일리 양희동 김은비 기자] “서대문구에 60여곳의 재개발·재건축 현장이 있지만 각종 규제로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돼 왔다. 서울시와 함께 ‘신통기획’과 ‘모아주택’ 등의 방식으로 지역 발전을 촉진하겠다”.

(사진=김태형 기자)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행정가로서 본인의 장점을 재선 국회의원(16·18대)과 청와대(김영삼 정부) 정무비서관 등으로 일하며 쌓은 풍부한 경험이라고 밝혔다. 초선 구청장이지만 이런 경륜을 바탕으로 지난 7일 민선 8기 첫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이성헌 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는 중요한 사업을 하려면 가장 먼저 법령 정비 작업에서 많이 부딪힌다. 저는 국회에서 법을 만들고 바꾸는 일을 해본 경험이 있어, 해당 국회 상임위나 중앙부처에 지자체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으로 재건축·재개발 추진과 교통 인프라 조성 등을 꼽았다.

서대문구 재건축·재개발을 서울시와 협의해 신속히 추진하고 유진상가(홍제동)와 인왕시장 일대는 강남의 코엑스와 같은 서북부 랜드마크로 탈바꿈시켜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취약한 교통여건 개선을 위해 서부선 경전철(6호선 새절역~관악산)과 강북횡단선(목동~청량리) 조기 착공, 인천공항철도의 가좌역(경의중앙선) 정차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경전철 등 지하철은 주민 이용 수요가 많은 곳에 역을 만들어야한다”며 “첫 설계 단계부터 주민이 가장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지점에 역을 정하기 위해 서부선 경전철은 주의 깊게 관찰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북횡단선은 홍은동 지역에 4만 명이 거주하지만 계획된 역이 없다”며 “홍은동의 역 신설은 매우 필수적이라 반드시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의선 철도 지상구간의 지하화와 이를 통해 생겨나는 지상 유휴 부지에 대한 개발도 민자 유치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경의선 철도 지상구간(서울역~수색역) 지하화를 추진 중인데, 이 구간은 하루 450회 가량 열차가 다녀 소음이 굉장히 심각하다”며 “지상 구간으로 인해 도시 자체 개발도 어려워, 지하화해 유휴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상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자 유치에 대해 이 구청장은 “민자 유치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익성인데 충정로 동아일보사 인근 철길 구간은 고층 건물을 지어 상업지역으로 만들면 큰 이익이 될 수 있다”며 “신촌 밀리오레에서 연희터널 사이는 일부 상업시설과 함께 연구단지와 공원, 주민 체육시설 등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 유휴부지는 서대문구 및 인접지역 9개 대학과 연계해 ‘신 대학로’로 조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구청장은 “민자 유치를 통해 공사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9개 대학이 연결되면 청년들의 문화·예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산학 공동연구 등 창업 공간을 만들면, 신촌권이 신 대학로가 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신 대학로 구상에 맞춰 2014년 서울의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신촌연세로(약 500m)는 일반 차량도 통행할 수 있도록 막힌 길을 다시 열 계획이다. 또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취소된 ‘물총축제’ 등은 코로나 위기가 지난 후 재개할 수 있단 입장이다.

이 구청장은 “일반 차량 진입을 막은 이후 신촌연세로 주변 상인들은 장사가 더 안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통을 정상화해 신촌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축제는 코로나가 없는 시기에 개최 기간을 사전 예고해 교통 통제를 하면 된다”고 전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개방으로 방어 업무가 사라진 독립문 공원 인근 군(軍)부대 이전도 이 구청장이 관심을 쏟고 있는 부분이다.

이 구청장은 “청와대를 보호하는 부대가 지금은 사복을 입고 등산객 안전사고 안내를 하고 있는데, 설립 목적이 사라진 만큼 부대 해체가 정답”이라며 “국방부와 중앙정부 등과 긴밀히 협조해 부대를 이전하고 반도체·바이오산업 등 첨단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산 자락길’을 청와대까지 연결하는 구상도 공개했다.

이 구청장은 “서대문의 5개 산을 연계한 순환 코스 자락길을 조성하고 홍제천은 인공폭포와 안산 경관 등 수변 공간으로 재조성하겠다”며 “안산 자락길과 인왕산을 연결해 청와대와 북한산까지 갈 수 있는 목걸이 형 ‘이음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체육교육과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16·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