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던 해외수주, 이젠 건설주 날개되나?

by유재희 기자
2017.03.29 16:11:52

건설업종 올해 9.2% 상승…업종상승률 4위
현대·GS건설 52주 신고가 경신…대우건설 42% 급등
"해외 저가수주 마무리·신규 수주…이익 정상화 기대"

자료: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매출과 이익 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건설 메가사이클의 초입 국면이다.”

최근 건설주에 대한 낙관론이 이어지고 있다. 오랜기간 발목을 잡았던 해외 저가수주 문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고 최근 국제유가 안정 및 글로벌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건설업 전망을 낙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는 장기 부진의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까.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들어 건설업종 지수는 작년말 대비 9.2% 상승하며 증권(18%), 전기전자(15.9%), 통신(14.2%)에 이어 업종상승률 4위를 기록 중이다. 건설업종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하락률이 53%에 달한다. 이후 지난해 3.4% 오른데 이어 올해 상승 탄력이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종목별로도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006360)이 올해 각각 18.7%, 18.1% 상승하며 최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대우건설(047040)은 42% 넘게 급등,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건설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주요 수급 주체는 연기금과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자다. 잇따른 펀드 환매 여파로 매수 여력이 없는 기관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817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순매수 업종은 건설(1880억원), 증권(1850억원), 기계(1010억원), 의약품(490억원) 등 4개 업종에 그친다. 실탄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의 주가 상승 및 기관 매수 배경과 관련해선 해외수주의 질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건설사의 실적을 눌러왔던 해외 저마진 프로젝트는 작년말 대부분 준공됐거나 올 상반기내 마무리 될 것”이라며 “미착공 PF도 대형 건설 5개사 합산 기준 1조5000억원 규모로 우발부채 리스크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해외 저마진 계약 잔고 비중은 2012년 24%에서 현재 1% 미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 반등과 글로벌 경기 회복 및 투자설비 확대 등으로 해외 수주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주택 신규분양시장 호조로 주택공급이 급증함에 따라 올 상반기에 주택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큰 데다 정유설비 관련 공사를 중심으로 중동지역 발주가 재개되는 등 해외 신규수주도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 건설사의 이익 정상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1분기부터 실적 서프라이즈가 시작될 것이란 설명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도 “오만, 바레인,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중동지역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가시권에 들어선 가운데 이란 시장도 열리면서 해외수주 증가가 기대된다”며 “올해와 내년 실적 개선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