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해빙기류? 中 기자 북한 복귀…신압록강대교도 꿈틀
by김인경 기자
2025.03.12 16:15:14
中 관영매체 기자들, 코로나 이후 5년만에 평양 복귀
신압록강대교 북측 굴착 작업 포착…세관 건설 가능성
러-우 종전 협상 속 냉각된 북중관계도 완화 기대감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 이후 북한을 떠났던 중국 주재 기자들이 평양으로 복귀했다.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를 둘러싼 공사도 재개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경색됐던 북중 관계가 다시 해빙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12일 주북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와 중앙방송(CCTV) 기자들은 평양에 복귀해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와 면담했다. 두 기자는 지난달 27일 중국 단둥과 신의주를 거쳐 육로로 북한에 입국했으며, 북한의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직원들이 환영했다고 한다.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AP통신과 프랑스 AFP통신, 일본 교도통신, 중국의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CCTV 주재기자가 평양에서 일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며 외신기자들 역시 북한을 떠났다. 이번 평양 복귀 소식이 알려진 외신은 중국 인민일보와 CCTV가 처음이다.
 | 왕야쥔(오른쪽에서 세 번째) 주북 중국대사가 지난달 28일 대사관에서 중국 기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주북 중국대사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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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지대 역시 해빙기류를 보이고 있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상업위성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18~19일 신압록강 대교의 북한 측 지역에서 새로운 굴착 작업이 시작됐다. 이달 초에는 파란 지붕의 구조물도 새로 포착됐다. 2020년 이후 5년 만의 공사 재개다. 이를 둘러싸고 북측 지역의 세관건설이 시작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측의 세관은 이미 건설이 완료된 상태다. 신압록강 대교는 기존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조중우의교’가 1차선에 철로 1개에 불과해 물동량 한계가 있다는 판단으로 북중간 합의로 2014년 완공된 다리다. 지난해 개통될 것이란 소문은 돌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이에 경색됐던 북중 기류가 서서히 해빙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기 시작하며 중국과의 관계는 비교적 식었다. 특히 지난해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까지 하자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작년 수교 75주년을 맞아 ‘우호의 해’를 선언했지만 별다른 이벤트도 없이 조용히 마무리됐다. 또 올 초 북한 관영매체는 과거와 달리 시진핑 중국 주석의 연하장을 다른 나라들과 묶어 간단히 보도하기도 했다. 대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하장은 한 면을 할애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종전 협상이 속도를 내며 국제 정세가 급격히 변하며 북중도 다시 밀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종전협상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밀착하며 종전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북한이 ‘전쟁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역시 북미간 대화 가능성이 확대하는 가운데 다시 동아시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려면 북한과의 관계강화가 필요하다.
양측은 지난 춘절(설) 기간 함께 참석하는연회를 개최하고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급)이 지난달 18일 주북 중국대사관을 찾아 왕 대사와 면담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