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성진 기자
2024.12.17 17:08:06
재고자산 최대 40% 규모 급감
가동률 여전히 50% 밑돌기도
캐즘 및 LFP 선호 현상 대응 늦어
美 배터리·핵심광물 관세 우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양극재 등 국내 배터리 핵심 소재 생산 업체들이 잇따라 가동률을 줄이고 재고 감축에 나서는 등 불황 채비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배터리 핵심 광물 및 소재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황 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터리 소재 생산업체들의 재고자산은 올 들어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 에코프로비엠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1조1088억원 규모였으나 올 3분기 말 기준 6802억원으로 38.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엘앤에프의 재고자산은 1조1634억원에서 8005억원으로 31.2% 줄었으며,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에너지소재사업 재고자산은 22.7% 감소한 625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사실상 내년 사업매출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엘앤에프만 보더라도 올 4분기 공장 가동률이 여전히 50%를 밑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판매를 늘리기 어려우니 생산은 줄이고 쌓여 있는 재고부터 우선 해결하자는 계산이다.
올해 전기차 캐즘이 본격화하며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소재 생산업체들은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함께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등은 LFP용 양극재 생산을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 본격 생산(2025년 예상)에 돌입하지는 못한 상태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가 배터리 소재 및 핵심 광물 등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부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면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이런 내용을 담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 문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내년 전망도 밝지 않아 일찌감치 불황 채비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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