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누가 돼도 보호무역주의 지속…비슷한 국가끼리 협력해야”
by김응열 기자
2024.10.23 15:43:51
한경협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대응방향’ 세미나
“통상 형태 갖춘 산업정책…기저에는 다양한 이해관계”
“이해 맞는 국가간 협력해 보호무역주의 대응할 필요”
“관세 앞세운 트럼프…한국에도 세금 폭탄 던질 우려”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보호무역주의 시대에 비슷한 이해관계를 갖는 국가들과 협력해 대응해야 합니다.”
버나드 호크먼 유럽대학연구소 교수는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대응방향’ 세미나에서 “세계 무역의 기조, 시대가 바뀌면서 각국의 산업정책이 일방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 버나드 호크먼 유럽대학연구소 교수가 2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대응방향’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응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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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먼 교수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다”며 “전체 통상정책 1806건 중 보조금 수단이 1030건으로 57%를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무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호크먼 교수는 “녹색산업 관련 통상정책으로 세계 무역규모가 지난해 기준 2744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호크먼 교수가 언급한 녹색산업정책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 청정경쟁법 등이 해당된다. 이는 모두 자국으로 수입하는 역외 제품에 탄소 가격 등을 부과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면서 호크먼 교수는 “많은 산업정책은 통상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경제안보, 국가안보, 핵심광물 접근성, 첨단기술 확보 등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 각국 정부는 정책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정책 수행에 따른 파급효과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비전통적 동기와 관련해 공통된 이해관계를 지니는 유사 입장국들간 협력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크먼 교수가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건 내달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더라도 보호무역주의 분위기는 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대응방향’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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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이날 주제발표를 진행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와 해리스 후보는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두 후보 모두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보호무역주의라는 점은 유사하다”며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대중국 견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우리나라를 향해서도 ‘관세 폭탄’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 원장은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더라도 우리만 배제할 가능성은 낮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조치는 행정명령만으로도 상당수 실행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유명희 서울대학교 교수와 외교부 2차관 출신의 이태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 등이 참여했다. 유 교수는 “환경, 노동, 인권 등 가치와 연계된 통상정책이 부상하고 있다”며 공급망, 첨단기술, 탄소중립 분야 중심의 통상정책 재편과 주요국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확실한 통상환경에 대한 다층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리스크 대응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태호 고문은 “과거 자유무역에서 경제안보 시대로 전환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중요한 정책 도구로 활용되는 현 상황은 한국에게 매우 도전적”이라며 “지지부진했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도 본격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왼쪽부터)이태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 버나드 호크먼 유럽대학연구소 교수, 정철 한국경제인협회 연구총괄대표, 유명희 서울대 교수,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대응방향’ 세미나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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