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여야 대표단, 中 반발 속 ‘달라이 라마’와 회동

by박순엽 기자
2024.06.19 22:32:11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포함
‘티베트-중국 분쟁법’ 중요성 강조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국 의회 여야 대표단이 중국의 반발 속에서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클 맥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전날 다람살라에 도착해 이날 달라이 라마의 관저인 불교사원에서 회동했다. 7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포함됐다.

(사진=AP)
대표단은 회동 후 회동 장소 부근에 몰려든 티베트인 수백명을 향한 연설에서 지난주 미 하원을 통과한 ‘티베트-중국 분쟁법’의 중요성을 알리고 달라이 라마와 중국 관리들 간 대화를 권장하기 위해 달라이 라마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엔 티베트가 예부터 중국 영토였다는 중국 주장을 부정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티베트인·역사·제도에 대한 중국 당국의 허위·왜곡 주장과 정보에 대응하는 자금 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법안은 이미 상원을 통과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맥콜 위원장은 “티베트가 자결권을 갖고 있음을 미국이 믿고 있다는 것을 이 법안(티베트-중국 분쟁법)은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전 의장도 법안을 두고 “티베트의 자유 문제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명료성을 갖고 있다는 대(對)중국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동은 전날 중국 외교부가 강력하게 반대 뜻을 표명한 상황에 이뤄졌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14대 달라이 라마는 단순한 종교 인물이 아니라 종교라는 탈을 쓰고 반중 분리주의 활동에 가담한 정치적 망명자”라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이어 “미국이 달라이 라마 그룹의 반중국 분열의 본질을 충분히 인식해 시짱(티베트) 관련 문제에서 한 약속을 지키고, 그 그룹과 어떤 형식의 접촉도 하지 않으며, 외부에 잘못된 신호를 발신하는 것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달라이 라마는 오는 20일 무릎 치료차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에서 어떤 고위급 인사를 만날지는 불확실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