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하일지 교수 성추행 의혹’ 검찰 수사 의뢰

by황현규 기자
2018.07.13 18:01:04

인권위 차별시정위, 11일 결정문 발표
“교수 지위 이용해 부적절한 성적 언동해”

하일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지난 3월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자신의 미투 폄하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하일지(62)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본명 임종주)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동덕여대 H교수 성폭력 비상대책위원회는 인권위가 지난 11일 국가인권위원회법 34조에 의거해 하 교수에 대한 검찰수사를 의뢰했다고 13일 밝혔다.

인권위법 34조(수사기관과 위원회의 협조)에 따르면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이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그 혐의자의 도주 또는 증거 인멸 등을 방지하거나 증거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인권위는 검찰총장 또는 관할 수사기관의 장에게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결정문에서 “교수라는 업무관계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육체적인 성적 언동을 한 하 교수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한 신체접촉은 강제추행죄로 판단할 여지가 있어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덕여대는 하일지 교수에 대한 징계조치를 내려야 하며 대학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한 체제 정비와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20일 하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생 A씨는 하 교수의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촉구를 위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19일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은 활동결과 발표 간담회에서 하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 교수는 지난 3월 교내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에서 안희정(53)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33)씨에 대한 2차 가해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A씨가 하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하 교수는 이 사건 이후 강단에서 물러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