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 강화하는데, 부동산펀드에 자금 왜 몰리나

by오희나 기자
2018.06.25 16:11:22

부동산펀드, 연초이후 2024억원 몰려
"부동산펀드는 취득세 중과 제외..대안으로 부각"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우려에도 부동산펀드로 시중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종합부동산세, 보유세 등 정부 규제를 피해 실물 부동산 대신 펀드를 통해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부동산펀드로는 2024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달에는 ‘이지스부동산 196ClassA’ 펀드가 완판되면서 645억원 가량이 들어왔다. 이 펀드는 유망한 투자지역 내 개발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분산 투자한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파생)(A)’ 펀드에 1844억원 가량이 몰리기도 했다.

최근 정부가 대출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뿐 아니라 보유세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이 있는 부동산펀드를 통해 중위험·중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과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감에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그래도 실물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펀드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6개월 기준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 1’펀드가 8.16% 수익률을 기록중이고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 9-2’와 ‘삼성Japan Property부동산[REITs-재간접]’ 펀드가 각각 7.34%, 7.15% 수익을 냈다.



주로 국내 부동산보다는 해외 알짜 부동산 매입을 통해 임대 수익을 노리는 펀드가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나사부동산 1호 펀드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장기임차한 워싱턴 D.C.의 행정지역 오피스빌딩에 투자했고 맵스미국부동산9-2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시티라인 내 오피스 4개동에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은행 예금금리가 여전히 낮고 주식은 변동성이 높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수 있는 부동산 펀드와 리츠 상품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동산펀드의 경우 특정건물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물건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면서 입지와 임대상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류강민 이지스자산운용 정보서비스팀장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주택 대출규제와 양도세 강화, 공공주택 공급확대 정책 등 주택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주택을 구매해 임대수입과 매각차익을 얻는 직접투자 방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어 “펀드투자를 통해 취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며 “상업용부동산 취득세율은 매입가의 4.6%, 그리고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는 최고 3배 중과하지만 자산운용사가 펀드로 매입하는 자산은 중과 대상에서 제외될수 있어 세금 감면 혜택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