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스타트업 투자 지난해 전체 넘어서…AI·딥테크 쏠림은 심화

by김영환 기자
2026.07.01 11:08:52

상반기 투자금 7.8조원 돌파…전년비 205% ↑
투자 건수는 오히려 5.4% 감소…소수 대형 딜 위주
AI·반도체·로봇 등에 자금 집중…초기 투자도 감소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대상 투자금이 지난해 연간 전체 투자 규모를 웃돌며 급증하는 모습이다. 다만 투자 건수는 줄어들어 AI와 딥테크 등 일부 분야에 자금이 집중되는 ‘선별투자’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스타트업 데이터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국내외 투자사들의 올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7조80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7% 증가했다. 반면 투자 건수는 5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이미 지난해 연간 투자금 6조9358억원을 넘어섰다.

(자료=더브이씨)
투자금 급증에는 두나무의 2조2160억원 규모 구주 인수 거래 영향이 컸다. 다만 이를 포함한 구주 인수와 지분·토큰교환 등을 제외한 일반 투자금도 5조56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8% 증가했다. 구주 거래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상반기 투자시장이 예년보다 크게 확대된 셈이다.

다른 대형거래의 급증도 전체 투자금 증가를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100억원 이상 투자 라운드는 1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늘었다. 전체 투자 건수가 감소했음에도 100억원 이상 투자 라운드가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5.1%에서 올해 26.1%로 확대됐다.



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했다. 100억원 이상 투자 라운드가 전체 투자금의 93%를 차지했다. 사실상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시장은 소수의 대형 투자만으로 성장한 셈이다.

반면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반인 초기 투자시장은 오히려 위축됐다. 올해 상반기 시드 투자부터 시리즈A까지 초기 라운드 투자 건수는 368건으로 지난해보다 1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기 라운드(시리즈B~C) 투자 건수는 14.3%, 후기 라운드(시리즈D~프리IPO)는 83.8%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체 투자 건수에서 초기 라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초기 라운드 투자 건수 비중은 2024년 83.0%에서 지난해 77.7%, 올해는 68.1%까지 떨어졌다. 반면 후기 라운드 비중은 12.6%로 확대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금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분야에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 AI·로보틱스 투자 건수는 169건으로 지난해보다 8.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투자금은 2조6850억원으로 485.2% 급증했다. 전체 투자에서 AI·로보틱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건수 기준 31.2%, 투자금 기준 34.3%로 각각 지난해보다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