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내리면 집값 올라…선제적 정책 대응 필요"
by장영은 기자
2024.09.26 18:35:08
9월 금융안정상황보고서 통해 정책 대응 중요성 강조
금리 25bp 인하시 전국 집값 0.43%p↑·서울 0.83%p↑
"금리인하 선반영…집값·가계부채 선제적 관리 중요"
"캐나다 등도 금리인하기 규제 강화해 연착륙"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기에는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에 따른 금융 불균형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선제적인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 설명회. 왼쪽부터 신준영 금융기관분석부장, 서평석 금융안정기획부장, 이종렬 부총재보, 장정수 금융안정국장, 임광규 안정총괄팀장.(사진=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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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26일 발간한 ‘9월 금융안정 상황’에서 “대출금리 하락은 주택 구입 부담 경감 및 매수심리 강화 등을 통해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대출금리가 25bp(1bp=0.01%포인트)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상승률은 1년 이후 0.43%포인트 더 오르고, 특히 서울은 0.83%포인트가 올라 전국 평균보다 상승폭이 2배가량 커지는 것으로 시산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며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했던 올 2분기 이후 주택매매가격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0.2%가 넘는 서울 지역 자치구가 7~8월 중 15개를 넘기도 했다. 이는 연간 상승률로 따지면 10%에 달해 2008년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2018년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연간 9.5%)을 초과한다.
특히 서울 일부 지역에 국한됐던 가격 상승세가 점차 서울 여타 지역과 인접한 수도권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여 수도권 집값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세가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변수로 부각됐다.
한은은 “금융 여건 완화 땐 취약차주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중심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부동산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누증 등 부정적인 영향도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 간 조화로운 정책조합에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신규주택 공급대책이 중장기적으로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수요측 요인에 따른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거시건전성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금융안정 상황 설명회에서 “9월 들어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완전한 추세 전환인지는 확실히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보는 “정부가 가계부채를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맞춰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정부는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 관리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캐나다를 비롯해 앞서 금리 인하를 시작한 주요국들의 사례를 들며, 정부의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 강화조치에 힘입어 가계부채 비율이 줄어드는 등 금융불안 우려가 제한됐다고 덧붙였다.